원로서양화가 김인승씨(86)가 7~12일 프레스센터1층 서울갤러리(721-5968)
에서 19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지난 90년 미국LA 시몬슨갤러리에서 열린 팔순기념전 이후 6년만에 갖는
전시회여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60여년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전시회여서 근작뿐만 아니라 젊은시절의
작품도 포함시켰어요"

출품작은 "장미"연작과 인물화 풍경화등 40여점.

"자화상" (43년) "할머니" (43년) "장미" (55년) 등 초기작들도 다수
내놓는다.

인물과 함께 장미를 잘 그리기로 유명한 김씨가 장미에 처음 관심을
갖게된 것은 6.25직후 부산피난시절이라고.

"처음에는 우리민족의 혼이 담긴 무궁화를 화폭에 담으려 했지요.

하지만 무궁화를 서양화 기법으로 표현하기 어려워 장미에 눈을 돌린
겁니다.

수분을 함빡 머금은 장미꽃 이파리가 뾰족뾰족하게 뻗치는 모습처럼
얄밉게 아름다운 것도 없지요"

나이가 들면서 야외로 나가는 일이 쉽지 않은 데다가 광선의 변화때문에
장시간 작업하는 것이 힘들어 실내작업에 주력하다 보니 장미를 더욱 많이
그리게 된다는 설명이다.

미수(88세)를 앞두고도 서울과 LA를 오가며 정력적인 창작활동을 벌이고
있는 그는 그간의 작품세계를 총정리하는 뜻에서 올해안에 회고집형식의
화보집도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개성 출신으로 일본 도쿄미술학교를 졸업하고 이화여대미대학장,
국전심사위원및 운영위원, 예술원회원, 한국미술협회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우리나라 서양화 1세대작가로 조선미술전 추천작가상 최고상(40년)을
비롯, 서울특별시문화상 3.1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 정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