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래 해적판 일본 만화가 판을 치던 아시아 만화시장에 지적소유권관념이
차츰 자리잡아가고 있다.

아시아지역 만화독자가 크게 늘면서 정식으로 만화판권을 취득해 사업을
벌이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

태국의 사이암 인터 코믹스(SIC)는 그 대표적인 예다.

10여년전부터 일본만화 해적판을 주간지 월간지 단행본등 형태로 하루
한권꼴로 출판해온 이 회사는 3년전 판권을 취득한뒤 "떳떳한" 사업으로
전환, 작년에만 500만권 판매에 약 9,000만바트(356만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이회사가 해적판과 결별하게된 것은 TNG퍼블리싱사가 지난 93년 설립과
동시에 정식 판권을 취득해 일본만화 번역 출판에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TNG측은 당시 "태국 어린이들 사이에 만화가 중요한 오락의 하나로 정작돼
가고 있는데다 소득수준 향상으로 구매력도 높아가고 있어 만화에 판권
사용료를 지급해도 충분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해적판에서 정규 번역출판으로의 이같은 전환은 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돼 가고 있는 추세다.

일본 집영사의 경우 지난 91년 대만의 한 출판사를 필두로 한국 홍콩
말레이시아등 아시아 7개국 출판사들에 만화판권을 판매해 오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해적판비율이 8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적소유권
개념확신에 따른 판권판매는 계속 증가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이창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