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펫 (65.미국).

그는 세계증권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를 빼놓고는 20세기 증권계를 논할 수 없다.

26살때인 단돈 100달러로 주식투자를 시작한 그가 40년만에 107억달러
(약 80조원)를 굴리는 대투자가로변신한 "전설"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그의 전설은 지난해 거둬들인 주식투자 수익률을 보면 더욱 흥분감을
더한다.

95년 한해동안 그는 코카콜라 등 보유우량주로 38%의 고수익을 올렸다.

79억달러이던 그의 자산이 1년만에 107억달러로 급증했다.

2조원에 달하는 거금을 1년사이 벌어들인 것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호황으로 번 돈과 맞먹는 수준의 어마어마한
규모이다.

그것도 주식투자로만 챙긴 것이다.

이같은 막강한 자금력과 고수익률로 인해 그의 일거수 일투족은 세계
증권과 금융계에 초미의 관심거리가 된다.

그의 돈이 어디로 움직이는지 어떤 주식을 매입하겠다고 발표하는지에
따라 세계증시가 출렁거린다.

미국 펀드매니저 200명이 워렌 버펫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큰손
이라고 선정한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심지어 그를 20세기 자본주의 최대의 투자가 주식투자의 황제 월스트리트의
우상 등으로 명명하는 것도 결코 과장이 아닌 것같다.

그의 단순하면서도 보수적인 투자기법은 하나의 바이블이 되고 있다.

일반개인투자자들도 다 이해할 수 있는 그의 "탁월할 것없는"기법은
"워렌 버펫기법"으로 불리며 세계증시에서 회자되고 있다.

그는 결코 단기적인 주가움직임과 경기동향에 거의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당장 주가가 나쁘더라도 게의치 않는다.

오히려 호재로 싼 값에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호기로 생각한다.

특히 투자대상 회사의 내재가치 현금흐름 전통최고경영자의 솔직성 등이
마음에 들면 가능한한 많은 주식을 사기 위해 자금을 쏟아붓는다.

그가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팔지 않겠다며 "영구보유주식"으로 선언한
워싱턴포스트주식 GEICO보험회사주식 ABC방송사주식 코카콜라주식 등은
단순하면서도 보수적인 버펫기법에 따른 전형적인 주식들이다.

코카콜라를 매입할 70년대초에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해 너도나도
코카콜라주식을 버릴 때였다.

그러나 그는 전세계 음료시장을 코카콜라가 휩쓸 것이라는 것을 알고
매집했다.

특히 코카콜라 경영자들의 솔직하면서도 성실한 경영자세에 마음이 끌린
것도 투자결정의 중요한 변수였다고 술회하고 있다.

또 다이내믹스사 질레트사 웰스파고은행 연방주택금융공사 주식등도
"영구보유주식"에 이은 장기보유주식으로 소유하고 있다.

이들 주식은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싸고 성장성이 있으며 현금흐름이
좋은 기업들이란 것을 그는 기업연구를 통해 간파했다.

결국 주식매입후 10-20여년이 지난 지금 이들 기업은 매년 20%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황금주식이 돼있다.

그가 섬유회사로 60년말 인수한 버크셔 해더웨이투자그룹은 이제
수십억달러어치의 주식을 관리하는 세계적인 투자회사로 변신해 있다.

버펫은 8살때 부친이 쓴 주식시장에 관한 책을 읽었다.

11살때 "해리스업햄"증권회사 객장에서 시세판을 적기도 했다.

이때 그는 꼬깃꼬깃 모은 돈으로 생애 처음으로 주식을 샀다.

바로 "시티 서비스"주식이었다.

20세기 최고의 투자가 버펫은 이미 어릴 때부터 탄생을 예고하고 있었던
셈이다.

콜롬비아 대학경영대학원 경제학석사학위를 받은 버펫은 한때 투자자들의
돈을 관리하는 펀드를 운용, 대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사의 주식 20억달러어치를 매입, 전세계
증권계을 놀라게 했다.

20억달러를 한꺼번에 주식투자에 집어넣는 버펫의 그림자는 전세계를
뒤덮고 남는다는 게 한 외지의 평가다.

<고기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