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408) 제10부 정염과 질투의 계절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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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봉이 방으로 들어와 보옥의 상태를 살피며 위로의 말을 해주었다.
"아버님이 도련님을 미워서 때리셨겠어요?
매사에 조심하면서 바른 길을 가라고 훈계하기 위해 그러셨겠죠.
그러니 낙심하지 말고 몸이나 빨리 회복하세요.
뭐든지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나한테 사람을 보내세요"
보옥은 희봉에게 별다른 대꾸도 하지 않고 눈길로 알았다는 표정만
지어주었다.
희봉이 조금 앉아 있다가 나가고 이번에는 설부인이 다녀갔다.
불을 켤 때쯤 되어서는 대부인이 할멈 시녀편에 양고기 국물을 가져왔다.
보옥은 그 국물을 두어 모금 마시고 다시 잠이 들었다.
보옥이 잠이 든 후에도 주서의 아내, 오신등의 아내, 정호시의 아내들이
병문안을 하러 찾아왔다.
습인은 그들에게 보옥이 잠이 들어 만나볼 수 없다고 정중하게 면회를
사절하면서 그들을 다른 방으로 안내하여 차를 대접해서 보내었다.
그러고 나니 왕부인이 할멈을 보내어 보옥을 시중드는 시녀들 중 아무라도
좋으니 한 사람 와보라고 하였다.
습인은 누구를 보낼까 생각하다가 자기가 직접 가보기로 하였다.
왕부인은 수심이 가득찬 얼굴로 습인에게 보옥의 상태를 묻고 무얼 좀
먹었느냐고 물었다.
"할머님이 보내주신 양고기 국물을 몇 모금 마시고 잠이 들었는데,
한나절 내내 목이 마른지 자꾸만 산매탕을 마시고 싶다고 했어요.
산매탕은 몸의 열이 식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열이 나도록
하는 것이라, 몸이 펄펄 끓고 있는 도련님이 마시면 심장이 자극을 받아
큰 병을 얻을 수도 있지요.
그래서 도련님을 달래어 산매탕을 마시지 말도록 하고 그 대신 사탕에
절인 장미즙을 드렸지요.
근데 조금 마셔보더니만 싱거워서 못 먹겠다고 그러더군요"
"그럼 장미즙에다가 향로를 한 숟갈 섞어보지 그래.
그러면 향내가 입맛을 돋굴 거야.
우리 원춘이 후비께서 궁궐에서 보내준 향로가 몇 병 있으니 두 병 정도
가져가도록 하여라"
습인이 금박 포장에 "목서청로"라고 적혀 있는 자그마한 향로 병 두개를
받아들고 돌아가려는데 왕부인이 다시 습인을 불러 세웠다.
"사람들은 어떻게들 말하더냐?
보옥이 아버지에게 매를 맞은 것을 두고 말이야.
무엇 때문에 맞았다고 소문들이 나 있느냐?"
왕부인은 금천아와 관련하여 나쁜 소문이라도 나 있는가 싶어 물어보는
것이었다.
습인은 그 소문에 대해 대강 알고는 있었지만 모르는 척했다.
"도련님이 남의 집에서 도망쳐온 배우를 숨겨주었다고 오해를 받아 매를
맞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9일자).
"아버님이 도련님을 미워서 때리셨겠어요?
매사에 조심하면서 바른 길을 가라고 훈계하기 위해 그러셨겠죠.
그러니 낙심하지 말고 몸이나 빨리 회복하세요.
뭐든지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나한테 사람을 보내세요"
보옥은 희봉에게 별다른 대꾸도 하지 않고 눈길로 알았다는 표정만
지어주었다.
희봉이 조금 앉아 있다가 나가고 이번에는 설부인이 다녀갔다.
불을 켤 때쯤 되어서는 대부인이 할멈 시녀편에 양고기 국물을 가져왔다.
보옥은 그 국물을 두어 모금 마시고 다시 잠이 들었다.
보옥이 잠이 든 후에도 주서의 아내, 오신등의 아내, 정호시의 아내들이
병문안을 하러 찾아왔다.
습인은 그들에게 보옥이 잠이 들어 만나볼 수 없다고 정중하게 면회를
사절하면서 그들을 다른 방으로 안내하여 차를 대접해서 보내었다.
그러고 나니 왕부인이 할멈을 보내어 보옥을 시중드는 시녀들 중 아무라도
좋으니 한 사람 와보라고 하였다.
습인은 누구를 보낼까 생각하다가 자기가 직접 가보기로 하였다.
왕부인은 수심이 가득찬 얼굴로 습인에게 보옥의 상태를 묻고 무얼 좀
먹었느냐고 물었다.
"할머님이 보내주신 양고기 국물을 몇 모금 마시고 잠이 들었는데,
한나절 내내 목이 마른지 자꾸만 산매탕을 마시고 싶다고 했어요.
산매탕은 몸의 열이 식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열이 나도록
하는 것이라, 몸이 펄펄 끓고 있는 도련님이 마시면 심장이 자극을 받아
큰 병을 얻을 수도 있지요.
그래서 도련님을 달래어 산매탕을 마시지 말도록 하고 그 대신 사탕에
절인 장미즙을 드렸지요.
근데 조금 마셔보더니만 싱거워서 못 먹겠다고 그러더군요"
"그럼 장미즙에다가 향로를 한 숟갈 섞어보지 그래.
그러면 향내가 입맛을 돋굴 거야.
우리 원춘이 후비께서 궁궐에서 보내준 향로가 몇 병 있으니 두 병 정도
가져가도록 하여라"
습인이 금박 포장에 "목서청로"라고 적혀 있는 자그마한 향로 병 두개를
받아들고 돌아가려는데 왕부인이 다시 습인을 불러 세웠다.
"사람들은 어떻게들 말하더냐?
보옥이 아버지에게 매를 맞은 것을 두고 말이야.
무엇 때문에 맞았다고 소문들이 나 있느냐?"
왕부인은 금천아와 관련하여 나쁜 소문이라도 나 있는가 싶어 물어보는
것이었다.
습인은 그 소문에 대해 대강 알고는 있었지만 모르는 척했다.
"도련님이 남의 집에서 도망쳐온 배우를 숨겨주었다고 오해를 받아 매를
맞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