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드레스 < 그레그 노먼 >

그레그 노먼은 천부적 "골프 체격"을 가지고 있다.

포인트는 넓은 어깨.

어깨가 넓으면 그에 비례해서 스탠스도 넓어지고 당연히 스윙아크도 커지게
마련이다.

양무릎이 아주 균등하게 굽혀진 것이나 왼쪽 귀밑선상에 위치한 양손,
그리고 "오른발에 비해 약간 더 오픈된 왼발"등은 정통적 어드레스 자세를
상징한다.

한마디로 전체 이미지가 아주 "질서 정연"하고 틈새가 없다.

클럽헤드를 지면에서 뗀 것은 "그립악력의 일관성"과 리듬유지를 위한
것이다.

이는 "장타를 위한 필수적 요소"라고 노먼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2. 테이크 어웨이 < 잭 니클로스 >

잭 니클로스의 자세는 "최대한 늘린 테이크 어웨이"를 대표한다.

왼팔은 쭉 펴져 있고 손목 코킹도 전혀 시작되지 않았다.

"클럽헤드를 타깃쪽을 향해 최대한 밀어주라"가 그의 백스윙 지침.

그래야 스윙이 움츠러들지 않는다는 얘기다.

단 왼팔이 앞으로 나오지 않고 "왼팔 윗부분과 가슴이 붙어 돌아가는
자세"는 반드시 눈여겨 보아야 한다.

팔만 떨어져서 클럽을 밀어주면 팔로만 치는 스윙이 된다.

3. 백스윙 톱 < 어니 엘스 >

솔직히 어니 엘스의 톱자세는 일반 아마추어 골퍼가 흉내내기 힘들다.

그것은 너무 "골프적"이기 때문이다.

어깨는 90도가 아니라 120도 정도는 돌았으나 히프회전은 30도 남짓하다.

"상체의 꼬임"이 최대한 이뤄진 셈으로 그 탄력의 어마어마함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골퍼들에게는 그럴만한 허리의 유연성을 기대키 힘들다.

차라리 주말골퍼들은 히프회전을 깊게 해주고 그에 비례한 어깨회전을
추구하는 게 나을지 모른다.

유연성이 부족한 아마추어들이 엘스흉내를 내다가는 어깨회전마저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다.

왼쪽 어깨는 턱밑을 지나서 까지 파고 들었으나 왼팔은 한치의 굽혀짐도
없다.

최대한 돌리고도 최대한 폈으니 대단한 유연성이다.

그러면서도 자세의 흐트러짐이 전혀 없다.

실로 경탄할만한 스윙 톱이다.

4. 다운스윙 < 리 트레비노 >

리 트레비노의 스윙은 아름답지는 않지만 더 할 수 없이 효율적이다.

핵심은 "허리에 걸친 샤프트".

옆에서 보기에 "눕혀진 샤프트"가 허리쪽을 돌아 나올 정도로 "뒤에서
앞으로 나오는 스윙"이다.

이런 자세는 다운스윙에서 그립의 끝이 타깃을 향한다고 표현할 수도 있다.

샤프트가 뒤에서 앞으로 나오니 철저한 "인-아웃 스윙"이 이뤄질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이 단계에서 보통 다른 프로들은 샤프트가 어깨선에 걸친 것으로 보이고
아마추어들은 머리쪽을 향할 정도로 이미 앞으로 나와 있는 경우가 많다.

"아웃사이드로 올라가서 인사이드로 내려오는" 트레비노의 저 유명한
"역 8자 스윙"은 바로 이같은 다운스윙자세로 증명된다.

5. 릴리즈 < 프레드 커플스 >

프레드 커플스 만큼 릴랙스한 스윙도 없다.

그의 스윙을 보면 진정 "힘 빼고 툭툭 치는" 이미지가 느껴진다.

그러나 정확히 말해 그의 스윙은 "툭툭 치는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찰싹 찰싹 쳐 나가며 그 탄력으로 피니시까지 완전히 연결되는
스윙"이다.

그의 극히 부드러운 릴리즈는 임팩트후 오른손 자세에서 증명된다.

그의 오른손은 클럽에 살짝 대는데 그치고 있다.

보통 클럽을 타깃쪽으로 던져주는 이미지로 스윙하라고 하는데 클럽을
던져주려면 당연히 그립에 "움켜쥐는 힘"이 없어야 한다.

커플스의 왼손은 클럽이 "빠져 나가지만 않게끔" 홀드하고 있는 것이고
왼손이 잡고 있으니까 오른손은 그저 "붙어 가는 흉내"만 내는 식이다.

아마추어들은 릴리즈에서 오른손의 힘이 여전히 작용하며 잡아 당기는
스윙이 되기 십상이다.

6. 피니시 < 세베 바예스테로스 >

세계에서 가장 천부적 골퍼로 일컬어지는 선수가 세베 바예스테로스이다.

그는 약관 23세때인 1980년 매스터즈에서 우승, 최연소자우승기록을
세운 장본인이다.

그의 피니시는 특급열차가 종착역에 부드럽게 안착하는 모습 그대로이다.

헤드가 등뒤로 완전히 넘어온 최종단계임에도 그의 오른 팔은 여전히
펴져 있다.

스윙아크가 끝까지 "가장 큰 크기"로 유지됐다는 뜻이다.

상체가 쭉 펴지며 벨트가 타깃을 향하고 있는 것은 자연스럽게 "마지막
정돈"이 이뤄졌다는 의미.

오른쪽 무릎이 왼쪽 무릎께로 다가 간 모습이나 발끝으로 선 오른발도
고전적이다.

왼발 안쪽이 들린 것은 체중이 완전히 타깃쪽으로 옮겨졌다는 뜻인데
그래도 왼쪽 다리가 곧추서며 "버팀"이 유지되고 있으니 할 말이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