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요즈음엔 입사 10년이하의 젊은 회사원이나 주부들의 골프입문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골프치는 사람의 숫자가 급증하다보니 개중에는 골프에 대한 사전지식을
전혀 갖추지 않고 바로 필드에 나가는 일도 생기게 마련이다.

골프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연습장등록에서 생애 최초라운드
까지의 과정을 알아본다.

<> 연습장등록

"쇠뿔은 단김에 빼라"

골프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줄수있는 충고중이 말처럼 딱 들어맞는
말도 없을 것이다.

입문하기전부터 연습장비용 레슨비용 클럽구입비용 소요시간등을 생각하다
보면 평생 골프장에 못가게 될지도 모른다.

골프에 입문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면 당장 근처의 연습장에 가 등록부터
하라.

그 다음일은 차차 생각해도 늦지 않다.

연습장은 가능하면 실외연습장을 선택하고(단 겨울에는 실내연습장이 좋다),
적어도 비거리가 100m정도 되는 곳을 택하는 것이 좋다.

그 정도 거리가 돼야 타구가 제대로 나가는지, 굽어나가는지를 알수있기
때문이다.

최근 개장하는 연습장들은 또 복층이 보통이고, 바닥에는 그물을 경사지게
쳐놓아 볼을 쉽게 회수할수 있도록 돼있다.

따라서 1층 타석에서 연습하다보면 볼을 그물위로 쳐야하므로 아무래도
올려치는 버릇이 생길수 있다.

교습가들은 연습장 타석은 1층보다는 2,3층이 좋다고 말한다.

연습장 등록비용은 지역 이용방법에 따라 다르다.

골프입문자들은 한달 정기이용권을 끊는 것이 지속적 연습을 위해 바람직
하다.

서울 강남지역의 경우 한달 이용권은 15만~20만원선이다.

서울 변두리나 지방은 10만~15만원 하는 곳이 많다.

입문자들은 반드시 레슨을 받아야 한다.

레슨을 받지 않고 스스로 연습하다가는 평생 "초보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수가 있고, 비정상적이고 보기흉한 폼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레슨비가 부담이 된다고 생각할수도 있으나 "뿌리깊은 골프"를 구축한다는
의미에서 보면 시간과 비용면에서 오히려 득이 된다.

레슨비용 역시 지역에 따라 다르나 대개 10만~15만원 수준으로 보면 된다.

레슨기간은 "장장익선"이다.

골퍼들중에는 레슨을 아예 받지 않거나 1개월정도 받고 끝내는 사람도
있으나 반드시 나중에 그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다.

적어도 6개월, 여유있으면 1년이상 레슨을 받고 필드에 나가는 것이 적당
하다.

요즈음에는 정해진 시간이 되면 볼공급이 자동으로 중단되는 첨단 연습장도
등장했다.

비용이 아까워 제한시간에 하나라도 더 치려고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스윙이 빨라지는 습관이 밸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 클럽구입

연습장에는 연습용 클럽(무료)이 있으므로 처음부터 본인 클럽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단 신발(5만원선)과 장갑(1만원선.왼손 한짝)은 미리 준비하거나 연습장
숍에서 구입해야 한다.

클럽을 연습장 등록과 동시에 구입하는 경우 장점과 단점이 있다.

장점은 처음부터 본인의 클럽으로 연습하기 때문에 클럽이 손에 익는다는
것이다.

단점은 아직 본인의 스윙스타일등을 정확히 모른 상태에서 클럽을 구입
했다가 나중에 맞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점이다.

당장 필드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면 연습장 등록후 골프에 접해가면서
서서히 구입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클럽은 주변의 골프상급자나 레슨프로, 골프샵 주인의 조언을 들어 구입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직접 숍에 가서 가능하면 시타를 해보고 구입하라.

눈으로 보는 것과 직접 쳐보는 것이 다를수 있기 때문이다.

클럽은 국산이나 외제가 크게 다를바 없다.

국산의 품질수준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이다.

국산을 사면 골퍼체형에 맞도록 주문할수 있고 애프터서비스도 확실하다.

외제를 사고싶다면 그 브랜드를 공급하는 한국내 정식 라이선시에서 구입
해야 정품을 살 가능성이 높다.

병행수입 허용으로 외제 한 브랜드를 여러업체에서 수입할수 있게 됨으로써
정식 라이선시가 아닌 곳에서 구입하면 불랑품이나 애프터서비스가 잘
안되고, 외국인 체형에 맞는 클럽을 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클럽은 우드와 아이언 퍼터를 통째로 한 브랜드로 구입할 수도 있지만
우드는 A사, 아이언은 B사, 퍼터는 C사 제품으로 각각 구입하여도 무방하다.

클럽은 규칙상 14개까지 필드에 가지고 나갈수 있다.

보통은 우드 1번(드라이버) 3번(스푼) 5번(클리크) 3개와 아이언 9개
(3~9번 피칭웨지 샌드웨지) 퍼터로 클럽구성을 한다.

물론 골퍼에 따라서는 7번우드나 로브웨지 또는 1,2번 아이언을 가지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

클럽구성은 골퍼 맘대로이되 총 갯수제한은 지켜야 한다.

가격은 모두 합해 100만~150만원선이 적당하다.

티타늄 드라이버 한 개 가격이 60만원을 넘는 것도 있으나 처음부터 고가
제품을 고를 필요는 없다.

반면 대만등지에서 들여오는 조잡한 클럽은 한 세트 가격이 50만~60만원
하는 것도 있으나 "싼게 비지떡"이라고 이런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 기타 용품 구입

클럽 신발 장갑을 제외한 기타 골프용품은 필드에 나가기 직전에 구입하면
된다.

골프를 치러 가려면 옷가방이 필요하다.

라운드할때 입을 티셧츠 바지 신발 속옷 양말등을 담아가기 위해서이다.

옷가방가격은 5만~10만원선이다.

골프칠때 입는 옷에 대해 특별히 "이것을 입어야 한다"는 식의 제약은
없다.

단 티셔츠는 반드시 깃(칼라)이 있는 것을 입어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다.

상의는 깃이 있는 스포티한 티셔츠를 입고 하의 역시 스포티한 것으로
입으면 된다(청바지나 반바지는 안됨).

모자는 각자 취향에 따라 써도 좋고 안써도 무방하나 햇볕이 강한 한여름
에는 모자를 쓰는 것이 건강상 좋다.

비가 올 경우를 대비해서 우산이나 우의를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골프볼도 있어야 한다.

볼은 국산이 외제보다 품질이 좋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많다.

12개들이 한타에 보통 3만~4만원 수준이다.

또 티샷할때 쓰이는 티(티페그)도 넉넉히 준비해야 한다.

티에는 드라이버샷용(보통티 5cm, 대형티 7cm 정도)과 의 파3홀에서 쓰는
짧은 티가 있다.

그린위에서 볼마커로 쓰이는 동전도 미리 준비해야 할 품목이다.

<> 기본 에티켓 / 룰 숙지

연습장에 등록하고 장비를 모두 구입했다고 해서 "필드행 준비"가 끝난
것은 아니다.

골프가 워낙 에티켓을 중시하는 운동이다보니 그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동반자들에게 실례를 할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룰을 숙지해야 한다.

티샷은 첫홀에서만 제비뽑기로 치는 순서를 정하고 2번홀부터는 전홀에서
적은 타수를 기록한 골퍼부터 순서대로 한다.

티샷을 제외하고 페어웨이나 그린에서는 깃대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볼부터 샷을 해야 한다.

동반자가 샷을 할때에는 조용히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때에는 "이야기도중에 샷을 해서 죄송합니다"라는 썰렁한
농담을 듣게 된다.

또 샷에 방해가 되지 않게끔 멀찍이 떨어져 있어야 한다.

동반자가 샷을 잘 했을 때 "굿샷"을 외쳐주면 그 팀의 분위기는 한결
나아진다.

샷이 OB지역으로 날아가면 동반자들이 다 샷한다음에 잠정구를 친다.

이때 캐디가 전방에 OB티가 있으니 그곳에서 치라고 권하면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사정이려니"하고 생각하고 그에 따르는 것이 좋다.

벙커샷을 하고 난다음에는 반드시 모래를 골라주어야 한다.

그린은 넓이는 페어웨이에 비해 보잘것없이 작지만 더 주의를 해야 할
장소.

먼저 그린에서는 아무리 바빠도 뛰지 말아야 한다.

잔디가 긁힐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차례가 아니면 반드시 볼을 집어들고 볼마커를 놓아야 한다.

동반자가 퍼팅하려는 라인을 밟는 것이나 라인상에 서있는 것도 피해야
한다.

그린위에서는 퍼팅한 볼이 컵에 꽂혀있는 깃대를 맞히면 벌타가 있으므로
캐디나 동반자에게 깃대를 빼도록 부탁해야 한다.

필드에서는 뭐니뭐니해도 동작이 빨라야 한다.

연습스윙을 서너번씩 하거나 샷을 한뒤 느릿느릿 걷는 것은 금물, 그렇다고
앞팀이 사정거리안에 있는데 샷을 하라는 소리는 아니다.

골프장에 따라서는 자켓이나 양복을 입어야 출입을 허용하는 곳도 있다.

가고자 하는 골프장이 그런 요구를 하는 골프장인지 사전에 알아두어야
낭패를 당하는 일이 없다.

<> 최초라운드

처음 필드에 나가는 것을 골퍼들은 "머리 올린다"고 표현한다.

첫 필드행은 레슨프로나 주위의 상급자들과 함께 가는 것이 좋다.

그래야 한가지라도 더 조언을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왕이면 캐디가 있는 골프장이면 좋다.

캐디없이 카트를 타고 라운드를 하려다보면 골프보다는 클럽을 챙기고
뛰는 일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까닭이다.

물론 그린피 캐디피 식음료대등 15만원 정도의 돈도 가지고 가야 하며,
볼은 20개이상 준비한다.

골프장에는 부킹시각보다 적어도 1시간전에는 도착해야 한다.

골프장에 도착하면 현관에서 직원들이 백을 내려준다.

차를 주차시킨후 프론트에 가서 등록을 한다.

다음 라커키를 받아 골프복장으로 갈아입은 다음 로비나 식당으로 가서
동반자들을 기다린다.

드디어 첫 티샷.

여기에서는 당황하지 말고 연습장에서 했던 리듬 템포대로 자연스럽게
스윙을 하는 것이 절대필요하다.

동반자나 캐디, 시야에 들어오는 장애물들을 의식하지 말고 페어웨이상의
임의의 목표를 정한다음 그곳을 향해 스윙하는 것이다.

초보자나 프로골퍼들에게 제일 어렵다는 "첫 티샷"을 무사히 마쳤으면
이미 반은 성공한 셈이나 다름없다.

다음부터는 볼이 있는 곳으로 빨리 이동하는 일만이 남아 있다.

사실 머리 올리는 날은 필드에서 뛴 기억밖에 없다고 말하는 골퍼들이
많다.

처음 나왔으니만큼 샷이 잘 될리 없고, 동반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뛰다시피해야 하는 것이다.

한가지 유념할 것은 볼이 있는 곳으로 빨리 이동하되 스윙만큼은 천천히
하라는 것이다.

걸음만 빠르면 스윙은 어느정도 느리게 해도 동반자들이 다 이해한다.

"걸음은 빠르게, 스윙은 느리게"라는 말은 입문자나 싱글핸디캐퍼나
할것없이 모든 골퍼에게 적용되는 철칙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