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년이후 동결돼온 고속도로 통행료가 하반기중 27.3%정도 인상된다.

8일 건설교통부는 고속도로의 건설과 유지.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도로공사
의 부채가 현재 3조8천억원에 달하고 있는데다 최근 감사원이 통행료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옴에 따라 통행료를 이같이 현실화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감사원은 건교부에 보내온 질문서에서 "고속도로통행료를 지나치게 동결
하는 것은 도로공사의 시설재투자를 막고 재무구조만 악화시킬뿐"이라며
"도공의 재무구조, 국민의 부담능력등을 고려하면서 통행료를 물가에 연동
시켜 매년 현실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건교부는 그동안 동결돼온 고속도로통행료를 공공요금산정기준을
적용할 경우 금년에만 44.3%의 인상요인이 있으나 물가에 미치는 영향등을
감안, 지난 92년부터 지난해까지의 물가상승률 23%보다 다소 높은 27.3%선의
인상방침을 정해 재정경제원과 협의에 들어가기로 했다.

건교부는 그러나 통행료를 하반기에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27.3% 인상할
경우 고속도로 이용자들의 심리적 부담이 적지않을 것으로 보고 두차례로
나눠 통행료를 올릴 계획이다.

또 내년부터는 연간 물가상승률보다 다소 낮은 인상률을 적용, 해마다 소폭
인상조치를 해나갈 방침이다.

건교부관계관은 이와관련, "통행료동결이 계속되면 도공의 차입금이 매년
2조6천억원씩 늘어나 오는 2000년이면 부채총액이 11조원에 달하게 된다"며
"이에비해 도공에 대한 국고지원률은 올해 31.5%에서 2000년에는 21.8%로
낮아져 통행료현실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도공의 재무구조 악화는 막을
길이 없다"고 설명했다.

고속도로통행료는 지난 91년9월 21.2% 인상된 이래 지난 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후 교량등에 대한 안전시설보강비명목으로 3.8% 오른 것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5년째 묶여 있다.

<김삼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