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시각예술의 혁명을 몰고온 입체파의 대표작가로 꼽히는 프랑스의
조르주 브라크(Georges Braque,1882~1963)의 첫 국내전이 10~20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가나화랑(734-4093)에서 열린다.

출품작은 유화및 과슈 10여점, 브론즈조각 부조 세라믹작품 10여점과
판화등 30여점.

정물과 작업실 내부, 그리고 단순화된 새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들로
후기작의 특징인 탁월한 색채감각과 단순한 형태미가 어우러진 명품들이다.

피카소와 함께 큐비즘을 창시하면서 유럽회화를 사실주의에서 해방시킨
브라크는 초기에는 화가와 장식미술가로 활동했다.

19세기말 르 아브르에 세워진 거의 모든 건물의 내벽에 직접 그림을 그릴
정도로 장식미술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그는 1902년 순수미술로 전환,
움베르미술학교와 에콜 데 보자르에 들어가 수학했다.

이후 세잔느의 영향으로 엄격한 구성과 절제된 색채감각을 획득하면서
입체주의의 출발점을 자연스럽게 형성한 그는 1차대전이 일어나자 전쟁에
소집돼 부상당한 후 한동안 작업을 중단하기도 했지만 요양중에 자신의
예술관을 담은 저서 "수첩"을 내기도 했다.

이번에 국내에 선보일 작품들은 브라크가 전후 다시 회화로 복귀한뒤
보다 세련된 화풍을 보여주고 있는 수작들이다.

작품에 나타난 지배적 모티브인 단순화된 새의 모습은 평소 프랑스 오지의
조류보호구역을 즐겨 답사하며 자연과 새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였던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

화면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구름과 양식화된 나무등을 사용, 대상을 암시적
으로 표현하는 기법은 대중들이 자신의 회화세계를 보다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백창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