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작가 심영철씨(수원대조소과교수.37)가 9~29일 서울 벽산빌딩내
갤러리아트빔(727-5540)에서 "섭리-사랑은 죽음처럼 강하고"를 주제로한
설치.조각전을 열고 있다.

심교수는 83년이래 7차례의 개인전을 통해 설치작업과 테크놀러지의
결합을 시도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펼쳐 미술계안팎의 주목을 받아온
작가.

기독교적인 신의 섭리와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뤄온 그는 이번 전시회
에서도 자연과 사랑의 이치를 퍼포먼스와 설치를 통해 보여주는
이색작품을 발표, 주목을 끌고 있다.

"89년 기독교에 귀의한 뒤부터 모든 영감은 신앙의 샘에서 나옵니다.

어느날 파란잔디밭에 피어난 버섯을 보고 자연속에 드러난 조물주의
오묘한 섭리를 깨닫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팽이.느타리.송이버섯 등 주위에서 흔히 볼수 있는 갖가지
버섯들을 다양한 형태와 개념으로 형상화해왔다며 버섯 특유의 에로틱한
이미지와 신의 인간에 대한 사랑이 둘다 감성적이라는 점에서 일맥
상통하는 것같다고 설명했다.

설치와 조각이 어우러진 독특한 작업형태를 보여주고 있는 심씨는
비디오나 네온뿐만 아니라 홀로그램 가상현실 광섬유등 순수예술분야
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는 소재나 매체들까지도 자유자재로 다룬다.

따라서 네온과 홀로그램에서 발하는 신비스런 빛들이 전시공간전체를
화려하게 장식하면서 관객들을 황홀경에 빠지게 하고 있다.

평면보다 설치조각분야에 일찍부터 눈을 돌린 것은 복합다감각적인
자신의 체질때문인 것같다고 말한 그는 이번전시회에 이어 오는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대규모개인전을 열어 본격적으로 세계무대에 진출할
예정이다.

심씨는 성신여대조소과를 거쳐 미UCLA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94년
토탈미술상을 수상했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