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가 LNG인수선 발주방식을 발표함에 따라 이제 관심은 해운선사와
조선사간 짝짓기등 수주 시나리오에 모아지고 있다.

과연 어떤 회사들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해 몇 척씩을 따낼지가 주목된다.

특히 가스공사가 LNG선 건조경험 여부에 따라 수주할 수 있는 척수를
해운사와 조선사별로 각각 제한함으로써 짝짓기의 양상이 재미있게 전개될
전망이다.

시나리오 전망에서 우선 전제돼야 할 건 현대와 한진 같이 해운사와
조선사가 한 그룹 계열사인 경우 이들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할게 뻔하다는
점이다.

현대상선은 현대중공업,한진해운은 한진중공업과 짝을 지어 수주전을
벌일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들은 각각 최대한 2척씩을 수주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문제는 그룹 계열사중 조선사가 없는 유공해운이 어떤 조선사와 손을
잡을 것이냐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유공해운이 대우중공업과 짝을 지을 가능성이다.

유공해운은 2척을 수주할 수 있는데 현대와 한진중공업을 제외하고
2척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사는 대우중공업 뿐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신규로 참여한 대한해운은 당연히 삼성중공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밖에 없다.

업계는 이 시나리오가 가장 성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대한해운이 현대중공업과 짝을 짓는 경우다.

현대중공업은 3척을 수주할 수 있기때문에 현대상선과 2척을 따내고도
한 척을 더 건조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현대중공업이 나머지 한척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신규 참여업체인
대한해운을 끌어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중공업은 다른 해운사를 잡아야 한다.

이때 삼성은 유공해운과 짝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계열 조선사를 제치고 삼성과 손을 잡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서다.

유공해운은 2척까지 수주할 수 있기때문에 대우중공업 삼성중공업과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1척씩 수주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경우 대우중공업은 2척까지 건조할 자격이 있지만 한척밖에 못따내게
된다.

그러나 아주 의외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순 없다.

해운사들이 계열관계를 무시하고 자격기준에 따라 수주 가능성이 보다
높은 조선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개인휴대통신(PCS)사업권 획득을 위해 현대와 삼성이 손을 잡은
전례를 보면 더욱 그렇다.

해운사들의 최대목표는 한척이라도 많은 배를 수주하는 것이기 때문에
철저히 실리를 추구할 것이고 이 경우 예측불허의 합종연횡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입찰 참여신청 마감시한인 오는 25일까지 2주일 남짓동안 해운사와
조선사간의 치열한 눈치경쟁이 예상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차병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