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천 <연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몇년전 미국 환경보호청은 담배연기를 "인체에서 확인된 A급 발암물질"로
규정, 공식 발표하고 간접 흡연은 물론 실내에 미량 깔려있는 담배
연기까지도 발암의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흡연은 흡연자 본인외에 다른 사람들의 건강까지도 크게 위협하는
행위라는 인식이 보편화된 것이다.

담배 연기속에 들어있는 발암물질은 타르 니코틴 벤젠 벤조피렌
일산화탄소 암모니아 디메틸니트로사민 포름알데히드 수소화시아나이드
아크롤라인 등 약 60여종이다.

"담배 혈액응고 촉진해" "담배 만성간염 악화" "임신부 흡연 태아사망
식각" "담배 다리근육통 일으켜" "임신중 흡연모 출산아 IQ낮아"
"간접 흡연만해도 태아머리카락에서 니코틴 검출돼" "담배피면 말단괴사증
(버거씨병) 생긴다"" 흡연 성교불능의 주요요인"

지난해 외신에 보도된 흡연에 관한 토픽들이다.

흡연은 폐암 후두암 뿐만 아니라 각종 호흡기.순환기.치과질환
소화성궤양 골소공증 등을 일으킨다.

흡연은 임산부 및 태아에 치명적이다.

특히 임산부가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그녀의 어머니가 임신중 담배를
피웠다면 담배를 피우지 않은 여성에게서 태어난 임산부보다 유산할
가능성이 29% 더높으며 임산부와 그 어머니가 모두 담배를 피울 경우
유산확률은 60%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금연학술대회에서 두 학자는
3만5천여명의 영국의사를 40년씩이나 추적관찰해 흡연으로 인한 모든
질환의 위험도를 산출했는데 흡연의 위해성은 생각한 것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예컨대 하루 25개피 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폐암발생위험률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높은 25배에 달했다.

흡연규제이후 도시의 대기오염에 비하면 담배로 인한 실내공기오염은
크게 문제삼지 않아도 된다는 근거없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다.

벤조피렌 (담배연기에 포함된 발암물질) 농도의 경우 담배연기로
오염된 실내공간은 서울의 대기보다 농도보다 10배나 높다.

또한 담배연기에 존재하는 수십종의 발암물질이 일으키는 상호 상승
작용을 고려한다면 담배연기는 오염된 대기보다 수백배나 발암성이 크다.

이제 흡연인가 건강인가 선택만이 남아 있다.

비흡연자의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