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농촌은 농사철을 맞아 농사준비에 한창이다.

창고에 넣어 두었던 각종농기구와 기계들을 꺼내 닦고 조이며 기름치는등
정비하는 한편 올해 영농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매년 비닐하우스를 만들면서 느끼는 일이지만 비닐하우스용 비닐의 규격이
농민들이 사용하기에 다소 문제가 있다.

40m, 50m, 60m 등 10m단위로만 생산되는데, 하우스의 규격도 10m단위로
되어 있어 시공할 때 양쪽마무리 부분이 모자라 어쩔수 없이 비닐 한 롤을
더 사용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하우스 짓기가 끝나면 많은 양의 짜투리 비닐이 그대로 남아
버려진다.

예를 들어 길이가 60m크기인 비닐하우스를 지으려면 70m짜리 비닐을
사용하거나 비닐 한 롤을 더 사야만 한다.

하우스용 비닐이 45, 55, 65m 등 5m씩 길게 생산된다면 일하기가 훨씬
편리할 뿐만 아니라 비닐의 낭비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오염을 줄이는 길이기도 하다.

다 아는 바와 같이 버려진 비닐이 완전히 썩어 없어지기까지 수십년씩
걸린다.

이로 인한 토양의 미생물활동에 큰 지장을 초래, 영농지로서 부적합한
상황이 빚어지기도 한다니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찌 보면 작은 일 같지만 사소한 것부터 개선해 나가는 자세가
중요하다할 것이다.

이견기 <대구 달서구 진천동 청구아파트>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