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제도개편에 따른 자금이동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
났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탁제도가 개편된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은행금전
신탁은 3,26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년동기 증가액 7,287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긴 하지만
지난 4일까지 30억원 감소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증가액이다.

그러나 투신사 공사채형수익증권과 투금사 어음관리계좌(CMA)예탁금도 각각
2,161억원과 3,984억원 증가,금전신탁에 들어올 돈중 상당액이 이들 상품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에서는 앞으로 상당기간 금전신탁증가세가 제도개편이전보다 둔화되겠
지만 점차 정상궤도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당초전망 =은행신탁부장들은 신탁제도개편으로 연말까지 20조~30조원가
량이 신탁을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경제원에서도 이탈규모를 10조원으로 추산했다.

특히 가계금전신탁과 기업금전신탁 특정금전신탁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었
다.
<> 현황 =이달들어 지난 9일까지 가계금전신탁은 2,902억원 늘었다.
이는 전년동기 증가액 2,200억원보다 많은 것이다.
또 기업금전신탁도 356억원 감소하는데 그쳐 전년동기감소액 1,664억원보다
감소폭이 줄었다.

그러나 전년동기 4,132억원 늘었던 개발신탁은 1,322억원 증가하는데그쳤다.
특정금전신탁도 727억원 증가에서 1,282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은행신탁을 빠져나간 자금의 상당수는 공사채형수익증권과 CMA등에 예치된것
으로 보인다.

<> 향후전망 =관계자들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신탁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
고 있다.
그러나 13일부터는 보험차익 비과세대상이 7년이상으로 축소되는데다 증시도
주춤하고 있으며 부동산등 실물부문도 안정세를 지속해 시중자금이 상대적 고
수익상품인 신탁에 다시 몰려들 것이란 전망이 유력한 편이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