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물투성이인 아동서적 시장에 창작물 출판이 활발하다.

안데르센과 그림형제등 유명 외국작가의 동화나 국적불명의 만화 대신
한국의 전통이나 역사 이야기를 우리그림과 함께 담은 창작물이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도서출판 보림은 최근 우리 조상들의 과학기술을 조명한 "전통과학시리즈"
(전12권)를 기획, 1차로 "배무이"(글 최완기 그림 김영만) "집짓기"
(글 강영환 그림 홍성찬)"옷감짜기"(글 김경옥 그림 김형준.정진희) 등
3권을 펴냈다.

또 도서출판 글수레가 만화국토순례 "우리나라 좋은나라"(전6권,
글 최달수 그림 서영수 감수 전택부)를 내놓았고, 비룡소도 우리동화
공모전인 96황금도깨비상수상작 3권을 동시에 출간, 창작아동책 붐을
일으키고 있다.

보림의 "전통과학시리즈"는 대학교수 등 각계 전문가들로 필진을
구성, 우리 조상들이 5,000년간 발전시켜온 전통과학을 의식주 건축
문화등 12분야로 나눠 꼼꼼하게 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96어린이도서상 일러스트레이션부분 문체부장관상을 수상한 그림책
"집짓기"의 경우 강영환울산대교수(건축학과)가 전통가옥의 온돌과 마루가
우리나라 기후에 어떻게 적합한지를 상세하게 기술했으며, 최완기이화여대
교수(사회생활과)는 "배무이"편에서 바닥이 평평한 전통배가 갯벌이 발달한
우리나라 서해안의 지역적 특성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전통과학시리즈"는 특히 고증을 바탕으로 전통생활상을 그림으로
재현하는 한편 페이지마다 주를 달아 어린이들이 조상들의 생활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책 뒷면에 수록된 용어풀이와 찾아보기 코너도 책을 만든 이의 정성을
느끼게 한다.

글수레가 펴낸 "우리나라 좋은나라"시리즈는 우리나라의 문화 역사 인물
풍속 등에 얽힌 일화를 3년여의 자료조사끝에 알기쉽게 만화로 풀이한
책이다.

서울 경기 전라.제주 충청 강원 경상편등 총6권을 통해 각지방의
역사와 행정구역 변천, 문화유산과 풍속에 얽힌 이야기, 그 지방이
배출한 역사인물 이야기, 각지역 지명의 유래 등을 담았다.

글수레는 통일시대에 대비해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편 등 북한편도
출간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유일의 그림동화작가 등용문인 황금도깨비상을 운영해온
비룡소는 96년 수상작 "바람부는 날"(글.그림 정순희) "난 북치는
게 좋아! 난 노래하는 게 좋아!"(글.그림 한유민) "세상에서 제일
좋은 누나"(글.그림 이재복)등 3편을 내놓았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