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호조를 보였던 반도체 전자 등의 경기확장세가 최근 주춤해짐에
따라 재계가 "거품 끄기"를 골자로 하는 긴축경영에 나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 삼성 LG 대우그룹 등은 전자관련 계열사를
중심으로 작년말 확정했던 올해 사업예산을 최근 긴급 재조정,불요불급한
사업집행을 내년 이후로 미루기로 하는 등의 수정예산(일명 CP예산)을
편성했다.

또 부서간 인원 재배치와 각종 업무절차 개선을 통한 경비절감에 나섰
다.

삼성그룹은 최근 "그룹차원에서 버블을 제거하라"는 이건희회장의 지
시에 따라 주요 계열사별로 사업예산 재편성 및 경비절감책 마련에 나섰
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경우 불요불급한 사업을 미루고 일부 인사관리와 제조.유통
등의 일부 업무를 외주처리(아웃소싱)하는 방식으로 경비를 최대 30% 수
준까지 절감키로 하는 내용의 긴축경영 방안을 수립중이다.

이와 함께 본사 관리직 인원의 충원을 최대한 억제하는 방안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경비 30~40% 절감 <>원가 30% 감축 <>사업 우선순위 재조정
<>인력 재배치 등의 종합 경영개선안(CP예산)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LG 관계자는 "경비 및 원가절감을 생산성 향상과 연계시키기 위해 각 사
업부 및 임원들에 대해 1백% 생산성향상 계획을 수립토록 했다"며 "이를
위해 임원들에게 권한 하부이양 및 재택결재 등을 활용해 결재처리량을 배
증토록 하는 한편 각종 불필요한 회의.업무절차 등을 과감하게 생략(업무
프로세스 거품 해소)토록 시달했다"고 말했다.

LG반도체는 올 매출 목표의 5%인 2천5백억원 가량의 경비를 절감한다는
계획을 수립,광고 접대 소모품 협찬 등의 경비지출을 최대한 축소키로 했
다.

또 원가 절감을 위해 제품개발 기간을 단축,신제품을 조기에 내놓는 등
생산성 제고를 추진키로 했다.

현대전자도 불요불급한 사업의 연기와 경비 절감을 골자로 하는 긴축경
영 계획을 수립중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전자 관계자는 "신규 사업을 벌이기 보다는 기존 사업을 심화시키는
데 주력해 경비 효율화를 꾀할 방침"이라며 "이와 함께 올초 도입한 팀제
를 유연하게 운영해 팀간 인력 과부족현상을 신축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인력
낭비를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학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