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글래스고에 있는 스코틀랜드
투자개발청(LIS)의 문부터 두드려야 한다.

영국정부내 스코틀랜드부와 스코틀랜드 민간경제단체가 지난 81년 합작
설립한 LIS는 외국기업의 투자유치와 경영지원을 총괄하는 준정부기구다.

이 LIS의 아시아.극동지역담당국 브라이언 콜 국장은 요즘 한글로 쓰여진
명함을 많이 사용한다.

한국 전자업계 관계자들의 방문이 부쩍 늘어난 때문이다.

그는 "스코틀랜드에 대한 투자열기가 한국기업에까지 확산될 것"이라고
장담하면서 "홍콩에 있던 LIS아시아본부를 최근 서울로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LIS가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활동을 펴는지.

"투자기업의 조건에 맞는 금융.세제상의 지원내용을 우선 일괄 소개하고
투자계획이 확정되면 공장부지선정 작업에서부터 인력공급 통신및 물류
시스템 구축에 이르기까지 무료로 대행해준다.

또 이미 진출해 있는 기업들에도 판로확장이나 생산원가절감 등에 관한
경영자문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마디로 외국기업들이 현지환경에 빨리 적응하고 사업을 더욱 확장할수
있도록 총체적으로 돕는 것이 LIS의 역할이다"

-한국기업의 투자가능성은.

"한국의 반도체제조회사들은 세계적인 기업들로 성장했고 이들이 더욱
확고한 위치를 굳히려면 유럽시장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런데 유럽에서 반도체현지공장을 설립한 한국기업은 포르투갈에 나와있는
삼성전자 하나뿐이다.

나머지 기업들은 현재 14~16%의 관세를 물고 수송비부담까지 감수하며
완제품을 한국에서 제조해 유럽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나 곧 한계에 부딪힌다.

유럽통합을 앞두고 현지진출이 시급하다는 것을 한국기업들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제반 여건상 가장 적합한 투자환경을 갖춘 실리콘 글렌에
찾아들 것으로 확신한다"

-외국자본이 지나치게 많이 유입되면 경제종속의 문제가 제기될텐데.

"지난 20년동안 스코틀랜드경제의 주흐름은 개방화였다.

산업구조가 노동집약형에서 기술집약형으로 너무 빠르게 전환한 탓에
대량실업이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외국자본을 끌어들일수 밖에
없었다.

이런 개방화정책이 스코틀랜드의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총부가가치를
높이는데 큰 공헌을 했다.

스코틀랜드는 외국기업이 들어오면 현지화시키는데 자신있기 때문에
경제종속문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