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4일 현대판 "모세의 기적"을 주제로 하는 "제19회 진도영등제"가
있었다.

이른 아침만해도 세찬 비바람으로 행사장을 찾은 관광객들을 우울하게
했지만 얼마후 바닷길이 열리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날씨가 화창해졌다.

관광객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신비스럽게 드러난 바닷길을 긴 꼬리모양의
장사진을 이루며 건너기 시작했다.

그러나 행사장 주변의 풍경들은 30여만명의 인파가 찾는 국제행사의
면모를 갖추었다고 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너무도 많았다.

행사장 입구에서부터 시작된 즐비한 임시.무허가 건물들, 그속에 마련된
유흥업소,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시끄러운 음악, 한때를 기다린듯 바가지
음식요금등은 그곳을 찾았던 국내외 관광객에게 어떤 인상을 남겼을까.

관계당국이나 정부의 해당부처에서는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야겠다.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의 국민답게 사회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질서와
멋을 함께 간직하는 시민정신이 아쉽다.

박진범 < 광주 서구 상무2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