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증권사와 투신사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투신업진출을 위한 합작파트너를 찾기에 부심하다.

투신사도 외형부풀리기에 치중하는등 기존의 위치를 고수하기에 부산하기는
마찬가지다.

증권사가 투자신탁운용회사를 신설하게 되면 증권과 투신을 가로막던
장벽은 허물어지게 된다.

약정경쟁에 찌들었던 증권사들 이제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거대한 기관투자가로만 여겨졌던 투자신탁회사가 그들의 경쟁상대로
다가서기 때문이다.

투신사는 700만 고객으로부터 무려 70조원에 가까운 돈을 수탁받아
운용하고 있다.

투신사들의 거대영토에 게릴라전법으로 맞서야 하는게 증권사의 실정이다.

그러나 증권사에는 판매조직이라는 무기가 있다.

대우 LG 동서등 대형증권사의 경우 기존투신사 영업점포의 두배에 가까운
70개내외의 점포를 갖고 있다.

아직 투신영업에 대한 노하우가 없지만 일반고객을 대상으로한 기존투신의
시장을 잠식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투신사가 이같은 도전을 마냥 방치하는 것은 아니다.

올들어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이 각각 수탁고 20조원을 달성하고 국민투신의
수탁고도 10조원을 넘었다.

물론 저금리라는 배경도 있지만 외형부풀리기로 신설투신이 도전을 미리
차단하자는 의도도 있다.

투신사가 새상품을 개발하고 운용수익률을 높이려는것도 기존고객에 대한
"집안단속"의 의미가 크다.

증권사를 자회사로 두려는 투신사의 움직임도 새로운 구도로 형성될
자산운용시장에서도 주도권을 계속 쥐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서울증권 갈정웅상무는 "이제는 변화에 적응하는 시대가 아니라 변화를
예측해야하는 시대에 들어섰다"며 "경영환경의 변화를 예측하고 갖가지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증 권 >>

<>소형다점포 전략으로 영업망을 선점한다 =연초 재정경제원이 증권사의
지점설치를 완전 자유화했다.

이에 따라 대형증권사들은 올한해만 약20개내외의 지점을 신설할 계획이다.

새로 신설되는 점포 가운데는 직원14명, 면적100평 내외의 미니점포까지
등장하고 있다.

대우증권 기획실 손복조이사는 "소형다점포전략으로 확보한 영업망과
새로 신설할 투신운용회사와의 시너지효과를 노린다는게 증권사들의
대응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전략적제휴를 활발히 한다 =증권사 지점망을 통해 수익증권판매가
가능해진만큼 기존투신사와의 수익증권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는등 전략적
제휴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동양증권이 중앙투신의 공사채형수익증권을 위탁판매하고 있고 최근
서울증권이 한일투신과 주식형및 공사채형수익증권에 대한 위탁판매계약에
조인했다.

대우 LG 동서 대신등 대형증권사들도 한국 대한 국민등 서울소재 3투신과
수익증권 위탁판매에 대한 포괄계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증권사와의 업무제휴도 활발하다.

대신과 선경증권은 피델리티홍콩과 상품대행 판매계약을 맺고 있다.

쌍용투자증권도 영국의 캐스피언증권과 아시아시장진출을 위한 공동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운용실적을 특화한다 =신설투신으로선 막강한 기존투신과 외형경쟁을
벌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수탁고 20조원을 넘어선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은 수익증권의 재투자분만
감안해도 1년에 2조원이상은 수탁고가 늘게 마련이다.

따라서 외형보다는 운용수익률을 높여 고객에게 호소한다는게 투신업에
진출하는 증권사들의 전략이다.

이를 위해 상품개발력을 높이는 한편 펀드매니저들이 운용성과를 크게
올릴수 있도록 소수정예의 운용요원을 교육하고 있다.

<< 투 신 >>

<>조직체계를 바꾼다 =투신사들은 그동안 음양으로 정부의 보호를 받으며
성장해왔다.

본격적인 경쟁시대로 영업환경이 바뀐만큼 조직체계를 손질하는게
급선무다.

한국투신이 2년전에 팀제와 이사대우제를 도입하는등 경영의 효율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어 지난달 대한투신이 이사대우제를 도입했고 국민투자신탁도
본부장제를 도입했다.

<>새상품으로 경쟁한다 =최근들어 투신사들의 신상품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수 있는 갖가지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한국투신의 이원희상무는 "신설투신이 설립후1년간 공사채형만 운용하고
모집식만 가능하도록 했지만 장기적으로 기존투신과 영업여건이 비슷해질수
밖에 없다"며 "고객의 관심을 끌수 있는 상품개발과 운용수익률 제고,
대고객 서비스향상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최명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