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에너지시장을 놓고 미국과 유럽간 뜨거운 시장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에너지 시장은 각국이 안보차원에서 외자유입을 엄격히 제한하던 분야.

그러나 전력, 가스등 에너지수요가 국내 자본과 기술력으로는 충당이
불가능할 정도로 급격히 늘어나자 동남아 각국이 "시장개방"쪽으로 정책을
수정하고 나선 것.

여기에 해외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는 미국과 유럽 기업들의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이들 기업들의 동남아 "골든러시"가 줄을 잇고 있다.

동남아 각국의 전력수요 증가율(83년-92년)은 연평균 10%를 훨씬 웃도는
고속행진중.

인도네시아 10.9%, 말레이시아 12.1%, 태국 13.1%등이다.

이들 국가들은 에너지 안정공급이 경제성장의 필수조건이라는 판단아래
발전능력및 가스공급력 확대에 앞다퉈 외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파이튼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에는 미국의 대표적인전력
업체 GE와 미션에너지가 뛰어들었으며 말레이시아 젠팅 발전소에는
브리티시가스가영국의 대표주자로 참가하고 있다.

또 벨기에 트랙테벨과 브리티시가스는 태국방콕의 가스 환상 파이프라인
구축작업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업체들도 동남아 시장 쟁탈전에 가세하고 있다.

일본 전력및 가스업체들은 내수시장 호조로 아직 본격적인 해외진출에는
나서지 않고 있는 상태.

그러나 요즘들어서는 수익증대를 겨냥한 동남아행이 부쩍 늘고 있다.

아시아 일부기업에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덴겐(전원)개발과 말레이시아의
도시가스사업에 출자하고 있는 도쿄(동경)가스가 대표적인 예.

이렇게 되자 일본자원에너지청도 내수중시 노선을 수정, 최근에는 업계
대표를 불러 모아 놓고 "국제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