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은 죽어서라도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자신의 태가 묻힌 고향땅에 자신의 시신도 묻혀야 한다는게 그들의 신념
이다.

해외를 떠돌면서도 이에대한 대비를 계속한다.

해외에서마저 "묘"에 관심갖는 것은 어떤 연유에서 일까.

타지에서 죽더라도 언젠가는 고향으로 운구되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화교사회에서 "사자"를 중국으로 보내 고향에 매장하는 것은 그들의
이상이다.

지난 90년 8월 일본 요코하마시 중화가에 "관제묘"가 순수 중국풍으로
재건되었다.

구관제묘가 소실된후 대립관계였던 대만계와 대륙계가 협력, 관제묘의
재건에 나선 것이다.

요코하마거주 중국인이 묘지조성을 위해 토지를 임차한 시기는 18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엔 묘지라기보다는 일시적 보관소였다.

당시 사자의 관은 3년 혹은 8년 이내에 반드시 중국에 운구되었다
(요코하마시사).

요코하마 화교들은 주로 광동성출신.

이들은 사자를 이런 식으로라도 고향에 묻어야 영혼이 "안정상태"에 진입
하는 것으로 믿었다.

현지 화교들은 1878년부터 요코하마시의 허가를 얻어 중국으로 사자를
운송했다.

그러나 1923년 이후엔 일본~중국간 운구선이 없어지자 납관상태로 건물
내부에 보관했다.

중국으로 운송될 날을 기다리면서.

이렇게 해서 쌓인 무연고불상이 모인 곳이 관제묘.

홍콩에도 중국인 유체와 유골을 일시 보관하는 장소가 있다.

해외에서 사망한 중국인들의 유해가 안치되는 장소이다.

홍콩의 보관소는 홍콩섬 대구환에 있는 동화의장.

입구엔 "잠시 이곳에 안치돼 그리운 고향에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라고 씌어 있다.

이 곳에도 장기간 보관된 관이 있다.

1952년 이후 중국 대륙으로 운구가 정지된데 따른 것이다.

현재 동화의장엔 유체 511구, 유골 1,007구가 안장돼 있다.

매달린 명찰을 보면 세계 각지에서 운구돼온 것임을 쉽게 알수 있다.

"해외에서 인생을 개척하고 성공을 거둔 후 고향에 돌아가 여생을 보낸다"
는 중국인의 의식은 사자에도 해당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