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이 닿는 곳에 화교가 있다"

"연기가 나는 곳에 화교가 있다"

전세계에 광범위하게 깔려 억척스럽게 인생을 개척하고 있는 중국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들 화교의 목표는 해외에서 성공을 거둔후 고향에 돌아가 여생을 보내는
것이다.

화교는 검소하며 실용적이다.

실패할 일에 손대지 않는다는게 이들의 ''철칙''이다.

동남아 각국에서 성공한 화교기업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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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흡웰그룹 (홍콩) ]]]

창업주인 고돈 우및 그의 가족이 전체 지분의 37.3%(자본금 총액 38억달러)
를 갖고 있다.

고돈 우는 홍콩과 중국 마카오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각국에서
건설과 엔지니어링 부동산사업으로 큰 돈을 벌었다.

흡웰그룹이 국제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어느 나라든지 처음
진출할때 그 나라 정계의 유력인사와 호의적 인맥관계 구축을 최우선시한다''
는 ''정책'' 때문이라고 국제경제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런 흡웰의 정책은 중국투자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흡웰그룹은 80년대초 외국기업들이 대중국투자를 망설일때 중국의 발전소
와 도로건설 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이로 인해 중국정부로부터 신뢰를 얻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 그룹은 지난 87년 광동성에 발전소를 세운데 이어 현재 두번째 발전소를
건설중이다.

흡웰그룹이 건설한 광동성지역 발전소들은 94년말 현재 이 지역전력소비량
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흡웰그룹은 지난 93년 유럽 아시아 미국기업들과 합작으로 홍콩에 아시아
지역 발전사업부문을 담당한 자회사(CEPA)를 설립했다.

CEPA는 설립과 동시에 중국의 광서및 내몽고 등 12개성에 걸쳐 10~20개의
발전소건설에 나섰고 향후 6~7년동안에 8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CEPA는 인도네시아의 페이톤지역 발전소건설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 94년 9월부터 자바섬의 20억달러짜리 화력발전소 건설에 뛰어들었다.

흡웰그룹은 대형 사회간접자본 투자사업을 추진하면서 일본 서구기업들
외에 화교계 부동산회사들과도 제휴및 합작을 맺었다.

[[[ 방콕은행그룹 (태국) ]]]

세계 500대기업에 드는 태국 최대의 금융 무역집단이다.

설립자인 친 소폰 판니크(88년 사망)는 태국에서 태어나 중국에서 교육을
받았다.

친의 큰 아들은 방콕은행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나머지 아들과 딸들도
계열사인 홍콩상업은행과 방콕은행 방콕보험회사 방콕제일투자신탁
다이너스클럽 등의 경영진으로 활약하고 있다.

방콕은행은 2만4,000명의 직원을 갖고 전세계에 지점망을 보유하고 있다.

홍콩과 마카오 싱가포르 대만 콸라룸푸르 자카르타 도쿄 오사카 뉴욕
로스앤젤레스 함부르크 런던 등 주요 도시에 해외지점을 두고 있다.

최근엔 호치민과 북경 상해 등에 지점을 개설했다.

방콕은행그룹이 이만큼 성정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화교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독자성을 갖고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이 그룹은 초창기에 경영사정이 상대적으로 나쁜 중국기업에 대출해 줬다.

여타금융기관들이 중국기업을 꺼리는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었다.

결국 고객이 성장하면서 은행도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때 태국정부와 정치적 불화를 겪었던 방콕은행은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
에서 전체 주식의 10%를 정부에 양도했다.

정부와의 긴밀한 관계속에서 태국 소매은행업의 효시로 자리잡았다.

[[[ 파오/우그룹 (홍콩) ]]]

홍콩 최대 기업집단의 하나이다.

계열사인 훠프사를 통해 장기부동산투자와 사회간접자본투자를 하고 있고
훠록 마던사를 통해 무역업, 랜 크로우포드사를 통해 소매업, 홍콩부동산
신탁회사를 통해 부동산개발, 훠록 퍼시픽사를 통해 중국에 투자한 외국기업
의 경영관리업을 하고 있다.

이 그룹의 설립자는 절강성 영파출신인 Y K 파오(91년 사망)이다.

경영권을 물려받은 피터우(사위)는 종전의 보수적 사업운영관행에서 벗어나
해운업과 부동산사업 사회간접자본투자 통신사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
해 나가고 있다.

이 그룹은 98년까지 미국에 60개의 호텔을 짓고 방콕과 자카르타
콸라룸푸르 등에 20여개의 호텔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호주 포터스 브르윙그룹과 합작으로 중국에 대형 맥주공장을 건설할 예정
이다.

[[[ 리카싱그룹 (홍콩) ]]]

자본금 총액 103억달러의 홍콩최대의 부동산개발회사이다.

리카싱그룹은 79년 홍콩 소재 영국기업인 휴치손을 인수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휴치손의 인수는 ''화교기업의 영국기업 인수의 신호탄''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큰 뉴스였다.

리카싱그룹은 70~80년대엔 부동산 투자개발과 컨테이너부두운영사업 소매
체인점개발 등으로 고속 성장을 지속했다.

최근엔 무선호출및 이동전화사업으로 업종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 그룹은 중국정부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정부가 홍콩에서 운영하고 있는 차이나벤처테크 시틱퍼시픽 쇼우강홍콩
등의 고위관계자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이다.

[[[ 로비스쿠옥그룹 (말레이시아) ]]]

말레이시아에선 주로 농장을 경영하고 상품교역과 가공(야자유 고무 쌀
제분 설탕정제), 목재가공(합판)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홍콩에선 호텔업과 오락 레저 소매업 여행 영화제작 부동산 TV방송사업 등
을 하고 있다.

최근 국제통신과 같은 신규사업분야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 쿠웍그룹 (말레이시아/싱가포르) ]]]

홍콩에 13개의 금융자회사를 가진 것을 비롯 런던에 2개, 싱가포르에 5개,
필리핀에 6개 등 금융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엔진 건설자재 등 제조업과 부동산개발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홍콩 소재의 자회사를 통해 아시아지역및 중국 투자사업에 적극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