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값의 외국산 철강재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빌레트 H빔등 국내 공급이 과잉인 일부 철강제품의 경우 저가
수입품마저 밀려 들어와 전기로 업체들이 판매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15일 한국철강협회는 지난 1.4분기중 외국으로 부터 수입된 빌레트
(철근 중간재)는 56만5천4백t으로 작년 같은기간중 26만4백t에 비해
1백17.1% 늘었다고 밝혔다.

중후판은 같은 기간중 35만4천1백t에서 38만8천9백t, H빔은
14만6천2백t에서 17만6천5백t으로 각각 9.8%와 20.7%가 증가했다.

보통강 핫코일의 경우도 지난 1.4분기중 61만4천4백t이 수입돼 전년동기
(23만4천5백t)대비 1백62% 늘었다.

이런 경향은 4월과 5월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철강협회는 설명했다.

철강제품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대개 중국 러시아등에서 생산된
이들 제품의 가격이 국산보다 평균 10-20%정도 싸 잘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천제철과 강원산업은 H빔을 t당 35만원에 팔고 있으나 수입
H빔은 t당 33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전기로 업체들이 생산한 주요 철강재의 내수판매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4분기중 H빔 철근등 조강류는 내수판매가 4.1% 늘어나는데 그쳐
재고가 73%나 증가했다.

전기로 업체 관계자는 "국내 철강수요가 크게 늘지 않고 있는 마당에
저가 수입품이 무분별하게 들어와 국내업체들의 판매기반을 뒤흔들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생산감축이나 가격인하등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수입제품의 품질검사를 강화해 저질 제품이
밀려들어오는 것을 막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병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