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엔 현재 40억달러에 달하는 퇴직 연금이 투자처를 찾고 있습니다.

10년후면 이 연금이 무려 8,000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13일 한국증권업협회에서 개최된 호주증권거래산업에 대한 세미나에
참석차 방한한 리차드 험프리 호주 증권거래소 사장은 "한국기업들이
이러한 호주의 투자자금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기업들에
호주증권시장 상장을 당부했다.

"무역 규모면에서 호주는 한국의 4번째 상대국입니다.

이에 비해 호주증권시장에 상장된 한국기업은 하나도 없습니다.

여기에다 호주에 지점을 개설한 한국증권사도 아직 없습니다.

의아할 정도입니다"

험프리 사장은 상품교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시장의 교류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호주 정부는 한국을 비롯한 외국기업의 증권시장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상장 조건을 대폭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3년간에 걸친 회사수익이 800만달러에 자본금 규모가 4,000만달러
정도면 외국의 어느 기업이라도 환영합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자본금 규모를 4억달러로 제한하는 등 상장조건이
무척 까다로왔습니다.

호주증권거래소는 또 특정주식거래를 위해 아시안인덱스를 설정해놓고
있습니다"

그는 "세계 자본의 유동성이 높아져야 한다"며 미국이나 일본 등을
중심으로 한 자본집중현상은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맥락에서 호주와 뉴질랜드 증권거래소는 프랑스와 독일의
경우처럼 고속전자거래시스템을 구축, 자동화했다고 험프리 사장은
덧붙였다.

"증권 등 세계 자본시장의 거래가 자유화돼야 합니다.

한국의 증권시장도 자본의 유동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때문에 호주기업 등 외국기업들이 한국증권시장에 상장돼 거래가
이뤄질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험프리 사장은 이번 세미나에서 "호주의 증권거래 및 세계증권시장의
국제화"를 주제로 연설했다.

< 김홍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