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 < 대천실업 전무이사/경제학박사 >

요즘 날로 증가하는 무역적자와 외채에 대해 우리 국민들의 체감지수는
낮은것 같다.

지난 94년 무역적자가 63억달러이던 것이 95년에 100억달러가 넘었으며
올들어 4월까지 58억달러나 되어 작년동기에 비해 32억달러나 증가하였고
이미 금년 예상액 70억달러의 80%를 넘어섰다.

이대로라면 금년 무역적자는 200억달러에 달할 것 같다.

지난해 무역적자의 구성비를 보면 선진국과의 교역에서 290억달러 적자인
반면 개발도상국에 190억달러 흑자였다는 것이다.

또한 대일적자가 155억달러,대미 적자가 62억달러였다.

이 결과는 우리에게 여러가지를 생각케 한다.

무역적자의 선.후진국간의 양극화 현상이라고나 할까.

이런 양극화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 당연하다.

즉 개발도상국에서 벌어들이는 무역흑자도 국내외 임금 환율 지대 규제및
금리의 신5고에 의해 중국등 동남아에 비해 날로 악화되고 있는 대외경쟁력
으로 인해 줄어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일 대미 적자도 올해에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그 이유는 고원화 저엔화 및 저달러 미국안을 거의 수락한 자동차 협상
타결 및 WTO(세계무역기구)의 개방요구 등으로 우리에게는 플러스 요소가
점점 감소되는것 같다.

또한 18세기 중상주의 시절에 구미각국이 근린궁핍화 정책을 고집하여
수출만 권장하고 수입은 적극적으로 억제하는, 즉 제로섬 게임(zero sum
game)이 성행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미 19세기 애덤 스미스의 자유방임주의체제가 탄생한지 1세기가 지난
지금에 와서도 미.일선진국에서는 구태의연한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면서
제로섬게임을 공공연하게 즐기고 있는 것이다.

세계가 개발도상국 준선진국 선진국 모두 국제교역에서 서로 이익을
나눠가질수 있는 넌 제로섬 게임(비영화경지)의 질서는 다시 찾을수
없을까.

물론 WTO,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의
거중조정도 중요하지만 선진국을 탓하고 싸우거나 세계기구에 도움을
기대하기보다는 우리 자체의 내실을 철저히 다져야 되지 않을까 한다.

첫째 생산력 향상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급 인력의 국내외 연수를 적극 권장하고 R&D 투자비율을
GNP의 5%로 의무화하여 외국기술의 도입을 적극 유도하는 것도 방안이다.

둘째 국제 경쟁력의 강화이다.

물론 생산력 향상이 가시화되면 저절로 해결되겠지만 또한 환율정책의
과감한 발상도 필요하다.

목표환율대 이내에서 필요시 평가절하에 의한 환율인상도 고려해볼만하다.

셋째 소재 부품 및 자본재 산업의 적극 육성이다.

대다수를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있는 이 취약산업을 위해
중소기업에 자본재산업 육성자금을 장기 최저리로 융자해 주어 부품
하나라도 그 기술을 선진국으로부터 고가의 로열티를 주더라도 배워서
우리 개량기술로 만들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자본재산업 기술개발 전문 센터"를 서울근교 공업단지에 하루빨리 설치해야
하겠다.

이를 위한 중기청의 재정적.정책적 뒷받침이 과감히 추진돼야 하겠다.

이 모든 우리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때 무역적자가 점차 감소되고
명실공히 내실있는 흑자 선진국으로의 발돋움도 가까운 장래에 도래하지
않을까 확신하는 바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