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세계무역기구)가 출범한지 1년반이 다됐는데도 정부는 아직 농어촌
지원 관련법의 시행령조차 마련하지않고 있습니다.

직접지불제도등 농어촌을 살릴수 있는 적극적인 조치들이 강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충북 진천.음성에 출마해 국회에 진출하게된 자민련 정우택 당선자(44)는
"2004년까지 정부가 농특세 15조원 등 총 57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투자의 우선순위도 정해지지 않고있다"며 농어촌대책 마련에
의정활동의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정당선자는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한후 행정고시에 합격, 15년동안 주로
경제기획원에서 사무관, 서기관생활을 한 경제관료 출신.공무원생활을
하면서 미국 하와이대에서 경제학 석.박사학위까지 받는 등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정치권에 입문하게된 계기는 물론 그의 선친의 영향이 컸다.

그의 선친은 신민당총재권한대행까지 지낸 정운갑 전의원.

그는 "정계입문의 계기는 물론 가업적 성격도 강하지만 지난 88년
정기국회에서 여야가 추곡수매안과 선거법안을 맞바꾸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정치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4년동안의 공무원생활을 하면서 결국 정치가 행정보다 위에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아무리 정책이 잘 입안됐더라도 정치권에서 이를 수용
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국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당선자는 이번 당직개편에서 정책위제2수석부의장(경제담당)을 맡았다.

그는 앞으로 정책위 활동과 관련,"여당에 비해 인력과 정보가 열세인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야당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어렵다"고
솔직히 현실을 인정했다.

그는 그러나 "차선책으로 정부.여당이 제시하는 정책에 대한 견제와
비판의 기능을 충실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40대 중반의 나이에 국회에 입문하게된 그가 기성정치에 새바람을 불어
넣을수 있을지 주목된다.

< 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