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기업을 만드는 노사] (12) 풍산정밀.."신뢰쌓기"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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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장산자락에 자리잡은 풍산정밀은 반도체칩과
외부회로를 연결하는 리드프레임을 생산, 국내외 반도체 공장에 공급하는
첨단제품 제조업체다.
지난91년 (주)풍산 정밀사업본부에서 독립해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 94년
부터 2년 연속 임단협무교섭 타결을 일궈내 지역의 대표적인 노사화합
사업장으로 자리잡아 가고있다.
지난해에는 아예 근로자 스스로 노동조합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노사협의회 성격의 발전협의회를 발족시켜 운영하고 있는 아주 독특한
회사다.
이회사는 그러나 지난90년 노사갈등으로 한달간 직장폐쇄라는 큰 아픔을
겪었다.
파업과 직장폐쇄의 장기화로 리드프레임 생산공급이 전면중단돼 국내
반도체산업 전체가 위기국면을 맞이하기도 했다.
이같은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고 노사화합을 다지기에는 먼것으로 보였으나
신뢰의 탑을 하나하나 쌓아가며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술술
풀기기 시작했다.
당시 공장장이었던 위명진대표이사는 바쁘게 돌아가야 할 기계들이 서
있는 것을 보고 서글픈 생각이 들어 전사원에게 솔직한 심정을 담은 직접
쓴 편지를 보냈다.
이때부터 위사장의 가정통신문은 지금까지 한번도 빠짐없이 제작됐다.
매월 회사의 매출현황 경영상태등 회사 전반적인 현황은 물론 국내외
정세까지 싣는 등 "열린경영"을 실천해 왔다.
심지어 해외출장을 다녀온 결과까지 가정통신문을 통해 종업원에게 보고
(?)하기도 한다.
종업원들은 가정통신문을 집으로 가져가 가족들에게 회람시켜 회사의
사정을 파악케 하는등 회사의 경영방침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종업원들이 먼저 회사를 신뢰해줬으며 이것이 오늘의 노사화합 계기가
됐다"고 위사장은 모든 공을 근로자에게 돌린다.
노사신뢰의 바탕이 마련되자 지난94년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임단협 무교섭
타결이라는 기록을 세웠고 또 다시 지난해에 2년 연속 임단협 무교섭
타결이란 대기록을 세웠다.
이는 분규가 없더라도 임단협기간중에 생산성이 20-30% 떨어지고 불량율이
높아져 반품이 생기는 등 정밀을 요하는 제품생산에 엄청난 부작용이 일자
노조가 임단협무교섭 타결을 제의해 이뤄진 것이다.
이와함께 투쟁방향에 대한 노조내 일부갈등과 사회분위기의 전환으로
조합원 수가 점점 감소하자 급기야 지난해 6월 노조를 해산하고
발전협의회를 구성했다.
노조해산은 일명 골수노조원 또는 강성노조원으로 불리며 끝까지 노조에
남아있던 조합원의 비밀투표로 결정했는데 결과는 75%이상의 찬성으로
노조 해산이 결정됐다.
노사 모두가 이같은 의외의 결과에 놀랐다.
반신반의하던 것이 현실로 나타나자 회사측이 더욱 당황했으나 이를
근로자들의 뜻임을 받아들이고 더욱 복지증진에 신경을 쓰고 있다.
발전협의회 사원이사들의 호선으로 선임된 주영호 발전협의회의장은
"발전협의회 출범은 노조가 이런 것은 아니다라는 인식과 의식의 전환
결과"라며 "사장의 의지가 대단해 협력적 노사관계가 정립됐다"고 밝혔다.
주의장은 금형가공부 직장으로 현장에서 20여년간 근무중이며 발전협의회
일을 겸하고 있으며 이번에 명장으로 추천되는등 전사원의 믿음을 받고
있다.
전노조 수석대 의원이었던 손근호 발전협의회간사는 "여러가지 난관을
극복하고 발전협의회를 구성했으며 노조때는 상상하지도 못하던 불량
감소운동 무재해운동을 스스로 펼치고 있다"고 자랑한다.
손간사는 "협력적 노사관계가 정립되자 관련기관의 관심도가 떨어지는
듯해 다소 섭섭하다"며 애교어린 투정도 서슴치 않는다.
이회사의 또 다른 자랑거리중 하나인 고충처리함은 사내 신문고로 통한다.
고충처리함을 통하면 어려운 일이 척척 해결되기 때문이다.
고충처리함은 손간사와 하태수노무담당차장이 직접개봉해 사장에게 직보
되며 이틀이내에 처리돼 그결과가 회사게시판을 통해 알려진다.
근로자들은 처음에 형식적인 고충처리함으로 생각했다가 자신의 투고가
즉각 반영되자 매우 놀랐으며 더욱 더 회사를 신뢰할 수 있게 됐다.
이와함께 무엇보다 노사화합을 다질 수있었던 것은 위사장의 인간존중의
독특한 경영방식과 사원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마음이 가장 컸다고 노사는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이는 위사장이 공장곳곳을 돌아다닐 때 알 수 있다.
전임직원 7백여명의 이름은 물론 개인신상까지 훤하게 파악하고 있고
일일이 애로사항을 묻고 격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주의장은 "말단사원에서 최고경영자가된 위사장의 모습에서 근로자들은
진실을 찾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회사 근로자는 "누구누구 밑에서 일한다"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대신 "누구누구와 함께 일한다"라고 말한다.
회사 분위기를 단적으로 설명해 주는 단초다.
사장실등 임원실에 비서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사장실을 방문한 사람은 사장이 직접 타서 주는 차를 대접받는다.
남들이 보기에는 이상한 모습이나 여기서는 자연스런 모습이다.
작은 것에서부터 벽을 허물자는 의미다.
올해초에는 노사화합을 한단계 승화시키기 위해 노사분규로 인해 발생한
징계 등 전직원의 사면을 단행해 큰 환영을 받았다.
자본금 42억3천만원이면서도 32억원을 들여 사원아파트 60가구를 마련해
내년 5월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근로자를 위해서는 무리한 출혈도 마다하지 않는 경영방침을 볼 수 있다.
노사화합으로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반도체부품업체의 특성인
안정적 경영이 가능해지고 발전협의회가 운영된다는 소식을 들은 거래선
들이 주문을 늘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5백5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35%의 신장율을 기록했고
올해는 36% 늘어난 7백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오는99년까지 국내에 총8백억을 투자해 생산규모를 확대, 오는2000년에는
매출 2천억원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계획도 가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영원한 노사화합의 불길로 세계속의 풍산정밀이 되는 그날까지
한마음 한뜻으로 전진할 것을 노사는 재다짐했다.
< 부산 = 김문권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6일자).
외부회로를 연결하는 리드프레임을 생산, 국내외 반도체 공장에 공급하는
첨단제품 제조업체다.
지난91년 (주)풍산 정밀사업본부에서 독립해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 94년
부터 2년 연속 임단협무교섭 타결을 일궈내 지역의 대표적인 노사화합
사업장으로 자리잡아 가고있다.
지난해에는 아예 근로자 스스로 노동조합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노사협의회 성격의 발전협의회를 발족시켜 운영하고 있는 아주 독특한
회사다.
이회사는 그러나 지난90년 노사갈등으로 한달간 직장폐쇄라는 큰 아픔을
겪었다.
파업과 직장폐쇄의 장기화로 리드프레임 생산공급이 전면중단돼 국내
반도체산업 전체가 위기국면을 맞이하기도 했다.
이같은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고 노사화합을 다지기에는 먼것으로 보였으나
신뢰의 탑을 하나하나 쌓아가며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술술
풀기기 시작했다.
당시 공장장이었던 위명진대표이사는 바쁘게 돌아가야 할 기계들이 서
있는 것을 보고 서글픈 생각이 들어 전사원에게 솔직한 심정을 담은 직접
쓴 편지를 보냈다.
이때부터 위사장의 가정통신문은 지금까지 한번도 빠짐없이 제작됐다.
매월 회사의 매출현황 경영상태등 회사 전반적인 현황은 물론 국내외
정세까지 싣는 등 "열린경영"을 실천해 왔다.
심지어 해외출장을 다녀온 결과까지 가정통신문을 통해 종업원에게 보고
(?)하기도 한다.
종업원들은 가정통신문을 집으로 가져가 가족들에게 회람시켜 회사의
사정을 파악케 하는등 회사의 경영방침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종업원들이 먼저 회사를 신뢰해줬으며 이것이 오늘의 노사화합 계기가
됐다"고 위사장은 모든 공을 근로자에게 돌린다.
노사신뢰의 바탕이 마련되자 지난94년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임단협 무교섭
타결이라는 기록을 세웠고 또 다시 지난해에 2년 연속 임단협 무교섭
타결이란 대기록을 세웠다.
이는 분규가 없더라도 임단협기간중에 생산성이 20-30% 떨어지고 불량율이
높아져 반품이 생기는 등 정밀을 요하는 제품생산에 엄청난 부작용이 일자
노조가 임단협무교섭 타결을 제의해 이뤄진 것이다.
이와함께 투쟁방향에 대한 노조내 일부갈등과 사회분위기의 전환으로
조합원 수가 점점 감소하자 급기야 지난해 6월 노조를 해산하고
발전협의회를 구성했다.
노조해산은 일명 골수노조원 또는 강성노조원으로 불리며 끝까지 노조에
남아있던 조합원의 비밀투표로 결정했는데 결과는 75%이상의 찬성으로
노조 해산이 결정됐다.
노사 모두가 이같은 의외의 결과에 놀랐다.
반신반의하던 것이 현실로 나타나자 회사측이 더욱 당황했으나 이를
근로자들의 뜻임을 받아들이고 더욱 복지증진에 신경을 쓰고 있다.
발전협의회 사원이사들의 호선으로 선임된 주영호 발전협의회의장은
"발전협의회 출범은 노조가 이런 것은 아니다라는 인식과 의식의 전환
결과"라며 "사장의 의지가 대단해 협력적 노사관계가 정립됐다"고 밝혔다.
주의장은 금형가공부 직장으로 현장에서 20여년간 근무중이며 발전협의회
일을 겸하고 있으며 이번에 명장으로 추천되는등 전사원의 믿음을 받고
있다.
전노조 수석대 의원이었던 손근호 발전협의회간사는 "여러가지 난관을
극복하고 발전협의회를 구성했으며 노조때는 상상하지도 못하던 불량
감소운동 무재해운동을 스스로 펼치고 있다"고 자랑한다.
손간사는 "협력적 노사관계가 정립되자 관련기관의 관심도가 떨어지는
듯해 다소 섭섭하다"며 애교어린 투정도 서슴치 않는다.
이회사의 또 다른 자랑거리중 하나인 고충처리함은 사내 신문고로 통한다.
고충처리함을 통하면 어려운 일이 척척 해결되기 때문이다.
고충처리함은 손간사와 하태수노무담당차장이 직접개봉해 사장에게 직보
되며 이틀이내에 처리돼 그결과가 회사게시판을 통해 알려진다.
근로자들은 처음에 형식적인 고충처리함으로 생각했다가 자신의 투고가
즉각 반영되자 매우 놀랐으며 더욱 더 회사를 신뢰할 수 있게 됐다.
이와함께 무엇보다 노사화합을 다질 수있었던 것은 위사장의 인간존중의
독특한 경영방식과 사원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마음이 가장 컸다고 노사는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이는 위사장이 공장곳곳을 돌아다닐 때 알 수 있다.
전임직원 7백여명의 이름은 물론 개인신상까지 훤하게 파악하고 있고
일일이 애로사항을 묻고 격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주의장은 "말단사원에서 최고경영자가된 위사장의 모습에서 근로자들은
진실을 찾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회사 근로자는 "누구누구 밑에서 일한다"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대신 "누구누구와 함께 일한다"라고 말한다.
회사 분위기를 단적으로 설명해 주는 단초다.
사장실등 임원실에 비서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사장실을 방문한 사람은 사장이 직접 타서 주는 차를 대접받는다.
남들이 보기에는 이상한 모습이나 여기서는 자연스런 모습이다.
작은 것에서부터 벽을 허물자는 의미다.
올해초에는 노사화합을 한단계 승화시키기 위해 노사분규로 인해 발생한
징계 등 전직원의 사면을 단행해 큰 환영을 받았다.
자본금 42억3천만원이면서도 32억원을 들여 사원아파트 60가구를 마련해
내년 5월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근로자를 위해서는 무리한 출혈도 마다하지 않는 경영방침을 볼 수 있다.
노사화합으로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반도체부품업체의 특성인
안정적 경영이 가능해지고 발전협의회가 운영된다는 소식을 들은 거래선
들이 주문을 늘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5백5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35%의 신장율을 기록했고
올해는 36% 늘어난 7백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오는99년까지 국내에 총8백억을 투자해 생산규모를 확대, 오는2000년에는
매출 2천억원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계획도 가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영원한 노사화합의 불길로 세계속의 풍산정밀이 되는 그날까지
한마음 한뜻으로 전진할 것을 노사는 재다짐했다.
< 부산 = 김문권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