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정미연씨(41)가 14~19일 서울갤러리 (721-5969)에서 첫
개인전을 갖고 있다.

한국화가 박대성씨의 부인으로 그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채 혼자
누드화에 매달려온 정씨가 독자적인 세계를 보여주는 전시회.

출품작은 크로키 80여점과 도조, 테라코타 30여점 등 110여점.

정씨는 "설익은 상태로 관람객들과 만난다는 것이 내키지 않아
전시회를 망설였다"며 "그동안 작품을 둘러본 사람들이 모두 호평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여체를 다루되 간결하면서도 입체감 있는 선묘로 생동감 넘치는
화면을 창출하는 것이 특징.

생명력 있는 선묘 못지 않게 대담하고 안정된 구성력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인체의 움직임과 미세한 특징을 단숨에 포착해 화면에 옮긴 크로키는
일반 누드화와 또다른 조형적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누드화는 본질적으로 서양화에 속하는 것이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전통회화의 정신과 상통하는 선묘 중심의 작업을 하게 됐어요.

서양화와 한국화의 서로 다른 요소를 화면속에서 접목시킨다고나
할까요"

정씨는 효성여대 재학시절 대학미전에서 입상, 실력을 인정 받은 바
있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