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 페닉은 캐디로 자랐기 때문에 별다른 레슨을 받아 보지 못한채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아울러 자신이 보고 좋아하는 스윙을 모방하면서
골프를 익히게 되었노라고 고백한다.

그가 처음으로 골프레슨을 받았을때 하비 페닉은 이미 오스틴CC의
헤드프로였다.

그런 하비에게 처음으로 레슨을 한 사람은 월터 하겐이었다.

어느날 하비 페닉은 월터 하겐과 더불어 갤러리들을 위한 시범라운드를
가졌다.

그런데 하비 페닉이 몇 차례 토핑을 하였다.

그러자 하겐이 패닉에게 "하비, 한마디 해도 괜찮겠니?"하고 양해를
구한 다음 이렇게 말했다.

"자네는 머리를 고정시키려고 지나치게 노력하기 때문에 오히려 스윙에
장애를 받고 있네.

스윙할때 머리가 회전축의 중심이 되어 스웨이되지 않게 확실하게
고정된채 몸이 원통이 되어 돌아가듯 해야 한다는 엉터리 이론에 집착하지
말게.

자네 몸이 턴이 될때 머리가 약간은 움직이는 편이 오히려 좋을 걸세.

다시말해서 백스윙시 오른발로 체중이 이동하면서 자네 머리도 볼
뒤쪽에 남아 있게 하면 자네가 다운블로시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이네"

하비 페닉은 세상에 아무리 훌륭한 프로골퍼라도 자세히 지켜보면
골프스윙시 머리를 움직이지 않는 골퍼는 없노라고 단언한다.

그는 아마도 샘 스니드가 머리를 고정시키는 최고의 골퍼였지만
스니드마저도 머리를 움직이더라고 하면서 다만 "스윙시 머리를 움직이되
볼앞쪽으로가 아닌 볼 뒤쪽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필자도 레슨을 받아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하비처럼 연습장에서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 보기 좋은 스윙을 모방하려고 노력해왔다.

그 중에서도 아이언샷을 하는 경우 다운블로가 되어야 한다는
레슨 프로들의 말을 귀담아 들으면서 그것을 이루어 내려고 꽤 노력해
왔었다.

그들은 가끔 다운블로를 익히기 위해 솔위에 약 30cm의 간격으로
두개의 볼을 얹어 놓고 뒷 볼을 쳐서 클럽헤드가 앞쪽에 있는 볼까지
치고 나갈수 있도록 왼 손으로 클럽을 휘둘러 주라고 말하곤 했다.

그런데 필자는 며칠전 어느 외국의 골프잡지에서 다운블로를 익히기
위해서 두개의 볼 가운데 뒤쪽의 볼을 맞히지 않은채 앞쪽에 놓여 있는
볼을 치라고 가르치는 것을 보았다.

실제로 연습장에서 해 보니 의외로 그 방법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득 훨씬 전에 본 어느 잡지에 "움직임의 비결"에 대해서
밴 호건은 몸돌림 (pronating)이라고 말하고 바이런 넬슨은
"The move is a lateral shift and not pronating"라고 했다는 전혀
상반된 기사가 실려 있던 사실이 떠올랐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