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사는 회사원 오동욱씨(37)는 요사이 신바람이
나 있다.

지난해 3월 1억2,800만원에 매입한 서초동 K아파트 16평형 가격이
요즘은 1억7,000만원으로 1년새 4,200만원이나 올랐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내다 팔아도 1년간의 금융비용과 양도소득세를 제하고
2,000만원이상의 순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파트값이 이같이 오른 것은 재건축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데서
비롯됐다.

오씨가 아파트를 구입할 때만해도 재건축추진위원회만 구성돼 있을
뿐 추진일정등이 애매한 상태였다.

그러나 다행히 아파트를 구입한지 1개월만인 4월에 시공사가 선정된데
이어 6월에는 조합설립인가가 나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가격이 껑충
뛴 것이다.

이 아파트는 용적률이 100%보다 낮고,따라서 등기부상의 대지지분은
상대적으로 높아 오씨의 경우 25평은 무상으로 받을 수 있고 32평형도
입주 안정선에 들어가는 행운을 얻었다.

이 아파트는 현재 경관및 건축심의등을 마치고 사업승인신청을
준비중이어서 승인이 나면 한차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근 32평형 아파트 매매가가 현재 2억~2억2,000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오씨는 현재로서도 2배 가까운 투자소득을 올린 셈.

게다가 이 지역은 투기과열지구여서 일반분양분에 대해 채권입찰제도가
시행되기 때문에 입주시기인 99년말께 가서는 채권상한액만큼 또다시
인상될 전망이다.

오씨는 대지지분이 높은 아파트 한채를 적절한 시기에 구입하는 현명한
판단력을 발휘, 방 2칸밖에 없는 16평형 국민주택 입주민에서 방 3칸에
커다란 거실이 딸린 32평형 민영주택 소유자로 변신케 됐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