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정동 예원예고(교장 윤문원)가 학생들의 내신성적을 높이기
위해 중간고사를 고의로 쉽게 출제한 사실이 드러나 재시험을 치르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16일 중학과정 예술계 각종학교인 예원학교가 시험문제를
고의로 쉽게 출제해 지난해 3학년 1학기 중간고사의 전체학생 전과목
평균점수가 79.5점에서 금년에는 12.25점이나 높은 91.75점으로 끌어올린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이에따라 이미 치른 중간고사 성적을 전면 백지화하고
재시험을 치르도록 했으며 시험을 쉽게 출제하라고 지시한 윤교장과
출제교사들에 대해 전원 중징계 등 조치를 내리도록 학교재단측에 요구
했다.

학교측의 이같은 "고의 점수높이기"는 서울.선화.덕원 예술고의 97학년도
입시에서 2학년(60%)과 3학년 1학기(40%)의 성적이 반영되는 교과성적의
경우 각 과목을"수(5점),우(4점),미(3점),양(2점),가(1점)"로 환산한 뒤
이를 합산한 점수로평가하도록 돼있는 점을 악용, 이번 입시에서 상대적
으로 자신의 학교 학생들이 입시에서 상대적으로 다른 학교 학생들보다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하기위한 것이다.

시교육청 조사결과, 학교측의 이같은 난이도 조정으로 영어의 경우는
지난해 3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전체의 60.5%가 "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번에는무려 92.3%(평균점수 95.90)가 "수"를 얻었고 과학의
경우도 지난해에는 전체의 10.3%만 "수"를 얻었으나 금년에는 전체학생의
71.2%(평균점수 90.12)가 "수"를 받는등 12개 과목 가운데 9개 과목의
학생들 평균점수가 90점을 넘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음악과목은 평균점수 96.7점으로 3학년학생 2백85명 전원이 "수"를
받는 등 지난해의 경우는 전체학생의 29.7%가 "수"를 얻었으나 금년에는
73.4%가 수를 받을 수 있도록 시험을 쉽게 출제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앞으로 98학년도 예술고 입시전형은 이같은 문제점이
보완된 형태가 될 것"이라며 "예술학교에서 이와같은 고의 점수높이기는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대구 경상고에서도 중간고사를 일부러 쉽게 출제한 사실이
적발돼 지역교육청으로부터 재시험 지시를 받은 바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