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일시 정지됐다 소생한 환자의 50% 이상에서 나타나는 뇌손상의
중요원인으로 아연(Zn)이 작용한다는 새로운 사실이 한국의학자에 의해
세계최초로 밝혀져 17일자로 발간된 세계적인 기초과학잡지인 사이언스지에
소개됐다.

이는 서울중앙병원 고재영 교수(신경과)와 한국계2세로 미국 워싱턴의대
신경계손상기전연구소에 근무중인 최원규 박사(신경과 과장)가 공동으로
연구, 발표한 "일시적 심장기능 정지시 일어나는 뇌손상의 새로운
메커니즘발견" 논문에서 밝혀졌다.

이 연구결과는 지금까지 심장정지에 따른 뇌손상의 원인으로 알려져왔던
글로탐산에 의한 과도한 칼슘의 유입때문이라는 기존학설을 뒤엎는 것이다.

연구팀은 특히 아연의 작용메커니즘을 밝혀냄으로써 심장정지시 뇌손상의
피해를 막을 수있는 방법도 고안했다고 발표했다.

뇌허혈시 방출된 아연이 신경세포체내로 들어가기 전에 세포외액에서
아연을 잡는 약물인 칼슘EDTA를 투입해 아연축적을 막아 신경세포의 죽음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의 경동맥을 10분간 묶어 뇌혈류를 일시적으로 차단한
뒤 뇌신경세포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아연이 축적된 신경세포들은 손상을
입어 죽고 아연이 축적되지 않는 신경세포들은 건강하다는 것을 관찰,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심장기능이 일시적으로 멈추었다 소생된 환자들은 반이상에서 뇌손상
증상이 나타나 기억력이 저하되고 감정조절이 안되며 운동과 지각기능이
저하된다.

이는 심장이 정지하면 뇌로 흐르는 피가 멈추게 되며 이시간이 몇분간만
되더라도 뇌신경세포는 재생불능의 치명적 손상을 입게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