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보다 비싼 대우전자의 건조식 세탁기가 일본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어 현지 언론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반면 미국 GE(제너럴 일렉트릭)는 일본 시장에 저가 냉장고를 내놓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산=저가품, 미국산=고가품"이라는 일본내의 기존 시장관념과는
정반대되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닛케이산업신문은 최근 대우전자의 건조식 세탁기와 미국 GE사의
냉장고가 일본시장에서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신문은 대우전자의 건조식 세탁기 8kg짜리가 10만9천8백엔으로
동급의 일본산 제품(8만엔)보다 훨씬 비싸지만 일본 소비자들로 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제품의 진동이나 잡음이 적다는 점을 들어 그동안 가격지향적
이었던 한국산 제품이 기술지향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
가했다.

또 그동안 고가정책을 폈던 미국 GE사가 올초 일본시장에 출시한 값싼
소형냉장고도 일본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며 "두 제품이 일본
수입가전시장에서 한국과 미국 상품의 이미지를 바꾸어 놓았다"고
소개했다.

경제 전문 주간지인 동양경제도 최근호에서 대우전자의 건조식
세탁기가 "값은 비싸지만 세탁과 건조기능이 우수한데다 일본의
주거문화에 맞도록 설계돼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며 이 제품을
올해의 유력한 히트상품 후보로 꼽았다.

한편 일본내에서 히트를 치고 있는 GE의 냉장고는 한국의
모가전업체로부터 OEM(주문자상표 부착 생산)방식으로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산 제품이 일본시장을 고가품과 저가품 양쪽에서 동시에 파고들고
있는 셈이다.

< 조주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