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과 네모는 그리셨죠.

이번에는 색을 넣어보죠..

위에서 다섯번째 버튼"에어브러셔"를 골라 클릭하시고"

"선생님 한번 놓쳤는데 좀 봐주세요"

50여명의 멋쟁이학생들이 노트북컴퓨터를 배우느라 한창이다.

20대초반 젊은 선생님이 설명하면 40대를 넘긴 학생들은 막히는 부분에서
손을 들어 질문하기도 한다.

이화여대 정보과학대학원 최고지도자과정.

지난해 4월 출범해 내로라는 여성들이 모이는 흔치 않은 자리로 세간의
관심을 모은 곳이다.

그동안 2기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현재 3기생들이 다니고 있다.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졸업생으로 이인희 한솔제지고문 이순임
고 장강재 한국일보전회장부인 배인순 동아그룹회장부인 송기정
신원그룹회장부인 글로리아오페라단 양수화단장 디자이너 진태옥 이광희
손석화 안희정씨 등이있다.

3기 학생중 눈에 띄는 사람은 고은아(주)은아필름대표 정복희
(주)대현회장부인 정재정(주)종근당회장부인 등.

강사진도 화려하다.

이영덕전총리 한완상전부총리 김진현서울시립대총장
사공일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이한구대우경제연구소장 이찬진
한글과컴퓨터사장등.

강의는 1학기 3개월과정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1시부터 8시까지 이뤄진다.

교학부장 김성국교수는 "여성이 주역인 학습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이 과정 개설동기를 설명한다.

입학생을 이화여대졸업생에 한정시키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3기 학생 53명중 이화여대출신은 13명뿐.

수강생들이 꼽는 가장 큰 소득은 컴퓨터이용법을 비롯한 각종 지식을
습득한 것과 새로운 친구를 사귄 것.

3기 회장 오숙진씨(48.세진직물 대표이사부인)는 "컴퓨터를 배우니
아이들(군제대&중3)과 대화가 매끄러워졌다.

또 앞으로 전망있는 분야가 무엇인지도 알게돼 자녀나 조카들 진로
결정에도 도움을 줄수있게 됐다"고 자랑한다.

정복희씨(49)는 "가정에만 있으니 세상일에 어두웠는데 학교에
나오면서부터 남편에게 조언도 하게 돼 좋다"고 밝혔다.

이들은 스스로 "남보다 많은 혜택을 받았다"고 말한다.

따라서 그같은 혜택을 사회에 되돌릴 길을 찾자고 논의했고 그 결과
얻은 결론이 직장여성을 위한 탁아소설립.

현재 1~3기생이 공동협의중이다.

수강생들은 "바로 우리딸과 며느리의 문제이기 때문에 쉽게 결론이
났다"고 입을 모은다.

<조정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