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승진이냐, 외부영입이냐"

공석중인 제일은행장이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일은행은 이번주중 확대이사회를 열고 은행장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통상 추천위구성후 4-5일안에 은감원의 승인이 나오는걸 감안하면
제일은행은 빠르면 다음주중 은행장후보를 선출할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까지 제일은행장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사람은 신광식 행장대행
(전무)이다.

그러나 은행감독원 일부에서는 "행장.임원공동책임론"을 들어 내부인사
승진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외부인사영입을 주장하는 측의 논리는 간단하다.

제일은행이 지금같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게된 것은 비단 이철수
전행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영진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어려움을 한꺼번에 타개하기 위해선 경험많고 능력있는 외부인사가
행장으로 선임되는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특히 각각 동화은행장후보와 대동은행장후보로 선출됐으나 은감원
으로부터 거부당했던 송한청 전동화은행전무와 김연조 전외환은행전무의
경우를 들어 은감원이 비토권을 행사할 근거는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제일은행의 주장은 다르다.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은행사정과 직원정서를 잘 아는
내부인사가 적격"(윤형관 노조위원장)이라는 것이다.

특히 신대행의 경우 은감원이 비토할수 있는 "문책적 경고"를 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한다.

제일은행직원들은 오히려 은감원이 "외부인사설"을 퍼뜨리고 있는 목적이
따로 있다고 보고 있다.

즉 신복영금융결제원장이나 유시열부총재등이 제일은행장으로 선임되면
한은내부의 인사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때문에 이같은 말이 나오고 있지
않느냐는 시각이다.

이같은 시각차를 극복하고 양측이 모두 내부승진과 외부영입의 주된 근거로
내세우는 "은행을 살릴수 있는 사람"을 선임할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