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일까.

인구와 부존자원 그리고 국토가 거대한 인도, 브라질은 여전히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자원이 부족한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의
네마리 용은 빠른 성장을 구가함으로써 선진국으로의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한 나라의 성장비결은 물적자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적자원에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난 30여년간 우리가 이룩한 경제적 성과는 생산측면과 수요측면에서만
평가되었을 뿐 생산과 소비의 주체인 가계부문의 성장기여도가 도외시되어
왔다.

그러나 가계는 노동력 제공의 원천일 뿐 아니라 농가나 자영업 등을 통한
생산의 주체이며, 가계소비및 저축, 교육투자 등 수요의 주체이다.

이러한 가계부문의 경제활동이나 주부들의 가사노동은 추계가 어렵다는
이유로 거의 무시되어 온것이 사실이다.

지난 4월부터 우리 통계청이 UN통계처와 공동으로 이러한 가계부문을
통계화하기 위해 인적자원계정을 세계최초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인적자원게정을 통하여 "경제주체로서 가계의 생산및 소비활동과 가구
구성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파악하고 그 변화의 상호 파급효과를
분석"하려는 것이다.

이번 인적자원계정의 공동개발은 여러가지 의미를 시사해주고 있다.

우선 그동안 간접적으로만 추계가 가능했던 가계부문의 생산을 직접적으로
파악함으로써 교육및 의료보조금 증액등의 파급효과를 분석할수 있게
될것이다.

또한 그동안 고도성장국으로서 세계의 주목을 받아왔던 우리나라가 통계와
같은 기초 분야에서도 세게적으로 인정받게 돼 통게선진국으로 진입할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지난해말 내한했던 OECD의 통계평가단이 한국의 통계작성수준을 선진국에
비해 손색이 없는 것으로 평가했고, IMF도 지난4월 조사보고서에서 한국을
경제통계발표 우등국으로 분류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처럼 국토가 좁고 자원이 빈약한 나라가 21세기의 무한경쟁시대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려면 무엇보다도 인적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며,
이와관련된 정책은 통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가 UN과 공동으로 인적자원계정을 개발하기로 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