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대로 고도를 올려 보려고 하던 장세는 돌연한 난기류에 빠지고
말았다.

대형주의 선행성으로 미루어 낙폭이 여기서 그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추가 조정이 예상된다.

지지선 예상을 위해서는 경기 전망이 필요하다.

한국은행의 지난주 7.2% 성장 전망발표는 연착륙에 무게가 실렸다기 보다는
경기 후퇴의 우려를 낳기에 충분했다.

4월의 수출 부진이 이미 예고한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주가지수 150일 이동평균(900선)이 지지선이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서 금융장세적 분위기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도 분석해 보아야 한다.

금리는 이제 추가하락의 기대보다는 안정 내지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는
분위기이다.

이런 구조라면 오를 가능성에 더 점수를 두는 것이 방어적인 자세라고
할수 있다.

따라서 예탁금의 추가 유입이나 거래량 증가 기대는 어려운 환경이다.

그런데 이처럼 주가 지지나 거래 유지가 어려운 상태라면 장세는 구조적
으로 기울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제 4월이후 상승 흐름은 한마당 거치고 간 마당놀이에 불과하고 장세는
이제부터 불어닥치는 경기둔화 우려를 소화하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간적으로 볼때 2.4분기 중반이면 어느정도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나타나야 하는데 수치 전망으로 연말에 가능하다고 한국은행은 내다보았지만
경기를 리드하는 요즘의 수출경기를 보면 그렇게 볼수 만도 없다.

여기서 새로운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다름아닌 환율문제이다.

지금 수출업계는 원화가 달러화에 대해 800원 근처까지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야 가격경쟁력을 회복한다는 주장인데 금융시장과 자본시장 외환시장을
개방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어려운 주문이다.

그래서 정부는 지난주에 외환자유화를 앞당겨 실시해 환율인상을 유도하고
있지만 그렇게 되면 여유계층의 돈은 해외로 나가고 상대적으로 전문적인
고리의 돈만 남아서 시중의 금리상승을 가져올수도 있다.

낮은 코스트의 해외 자금 유입은 우리 같은 다분화된 금융시장에서 전체
금리를 낮추는데 효과가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해법도 약효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수출 경기가 보다 심각해지면 결국 정책의 일대 변환이 요구될수도 있다.

개방 정책의 연기 주장이 자연스럽게 나올수 있고 내수경기 부양이나
건설 서비스 분야 경기촉진 당위성도 나올수 있다.

< 아태경제연구소 소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