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에스터 경기침체로 TPA(테레프탈산)등 관련 원료의 신.증설을
추진해 온 업체들이 사업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TPA와 그 원료인 PX(파라자일렌)의 국제가격이
올들어 작년말 보다 각각 28%,22% 떨어진데다 급락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신증설에 나선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대련에 TPA공장등 합섬원료 기지 건설을 추진해온 고합그룹은
사업시기와 사업지역을 전면 재검토하는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 폴리에스터원료의 자급자족을 목표로 연산 25만t 규모의 TPA공장을
착공한 동양폴리에스터는 한동안 TPA의 공급과잉이 예상됨에 따라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가동시기를 늦추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울산에 연 60만t 규모의 PX공장을 착공한 쌍용정유도 설비도입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들어 국내 업체들 가운데는 (주)고합과 동양폴리에스터가 TPA사업에
뛰어들었고 삼양사 계열의 삼남석유화학이 연산 85만t체제를 목표로 증설에
나섰다.

TPA의 원료인 PX사업에는 현대정유와 쌍용정유등이 신규 진출을 선언했고
기존의 유공과 호남정유도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TPA와 PX의 국제가가 급등세를 보이던 지난해 사업진출계획을
입안, 이미 설비발주를 마친 상태여서 사업계획 지연도 쉽지 않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폴리에스터 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해 각국 업체들이
앞다퉈 TPA와 PX의 생산능력을 늘려왔기 때문에 한동안 공급과잉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각 업체의 가동시기 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영설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