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시론] 서울 교통난 해결의 묘수..이영선 <연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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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선 < 연세대 교수/경제학 >
서울시가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인 교통시책을 발표하였다.
찬반논란도 많지만 서울의 교통문제가 이미 극에 달했음을 고려할때
비록 늦은 감이 있으나 환영해 마지 않을 일이다.
서울시가 발표한 교통시책은 주로 교통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이다.
교통혼잡세및 중앙정부와의 합의를 필요로 하는 자동차주행세 부과를
통해 교통 수요를 억제하자는 것이다.
좁은 공간에 인구가 밀집해 있으며 소득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서울시에
교통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교통공급 수단의 증가만으로
대처하기는 어렵다.
물론 대중교통수단을 적절히 확보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일이나
급속도로 증가하는 자가용 운행수요를 억제하지 않고는 도시교통의 혼잡은
물론 공기오염을 막을 길이 없다.
교통수요를 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동차주행세 도입이다.
자동차주행세는 자동차 연료에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자동차연료의 가격을
높여 주행수요를 억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교통혼잡이 보다 심각한 것은 휘발유값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가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보다 싼
휘발유를 쓰고 있다는 것은 자원배분상 효율적이지 못함을 의미한다.
주행세 부과는 자동차를 운행하는 모든 사람에게 같이 적용되므로 형평상
문제가 없다는 장점을 지닌다.
더욱이 배기량이 많은 차를 쓰는 사람은 더 큰 세금을 물게 한다.
같은 거리를 주행했더라도 공기를 더 많이 오염시켰기 때문이다.
흔히 주행세가 혼잡하지 않은 곳을 달리는 차에도 부과되는 것은 불합리
하다는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혼잡하지 않은 곳을 달리는 자동차는 비록 주행세를 내고는 있으나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어 혼잡한 지역을 달리는 차 보다 높은 연료효율을
얻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름값을 지불하는 셈이므로 결코 불합리
하지 않다고 본다.
주행세 부과는 석유수입을 감소시켜 국제수지 적자를 줄이는 또 다른
긍정적 효과도 지닌다.
물가가 상승한다는 이유로 자동차주행세 도입에 반대하는 의견들도 있다.
물론 주행세의 도입은 물가를 상승시킬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 상승일 뿐이다.
일시적 물가상승을 우려하여 잘못된 상대가격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장기적으로 누적되는 자원배분상의 비효율은 엄청날 것임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교통혼잡을 유발하는 자동차에 직접적으로 혼잡세를 부과하는
방법도 있다.
서울시가 1-3호 터널을 지나는 차량에 부과하겠다는 통행료가 바로
이것이다.
이 혼잡세는 혼잡이 발생하는 지역을 통과하는 차량에 직접적으로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일정지역의 혼잡을 경감하는데 강한 효과를 지니는 시책이다.
단지 문제가 되는 것은 혼잡지역으로 통행하는 모든 차량에 어떻게
형평성있게 세금을 부과하느냐는 점이다.
세금을 부과할 때 긴 차량행렬이 다시 만들어진다면 혼잡이 오히려 증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따라서 전자식별장치에 의한 고도의 첨단기술을 동원하여 혼잡지역에
진입하는 모든 차량에 동등하게 세금을 부과하는 방법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서울시가 발표한 1-3호 터널에 제한된 혼잡세 부과는
완벽한 시책이라고는 할 수 없다.
점차적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돼야 할 것이다.
물론 제한적인 혼잡세부과가 다른 지역에서의 혼잡을 유발하는 문제도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 자체가 결국은 자동차의 주행수요를 억제하여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할 것으로 보아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혼잡세 부과가 서민생활에 부담을 주게 될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혼잡한 1-3호 터널을 자가용으로 혼자서 통과하는 사람들을
서민이라고 규정하기 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적정한 거리는 걸어서
가는 진정한 서민들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들에게 교통혼잡과 공기오염을 야기하는 자가용 이용자들에게 적절한
대가를 지불하게 하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라 할 것이다.
진실로 서민들에게 불공평한 것은 소위 10부제와 같은 발상이다.
10부제는 강제로 자동차 사용을 10분의1씩 감소시키는 것이어서 자동차
가격을 10% 올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지닌다.
그렇게 사용권을 제한하면 돈많은 사람들은 두대의 자동차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결국 더많은 주차장이 필요하게 되고 더많은 자동차가 굴러다니게 되어
10부제는 장기적으로 교통혼잡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고 서민들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우리 서울의 교통난은 더이상 방관할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어떤 조치를 취하든 손해보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이런 경우에는 최대한의 형평성을 살리면서 시민 대다수의 이득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기에 무조건적인 비판보다는 대안을 제시하고 때에 따라서는 대국적인
입장에서 양보도 호소해야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서울시의 단호한 교통정책 추진을 기대해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2일자).
서울시가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인 교통시책을 발표하였다.
찬반논란도 많지만 서울의 교통문제가 이미 극에 달했음을 고려할때
비록 늦은 감이 있으나 환영해 마지 않을 일이다.
서울시가 발표한 교통시책은 주로 교통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이다.
교통혼잡세및 중앙정부와의 합의를 필요로 하는 자동차주행세 부과를
통해 교통 수요를 억제하자는 것이다.
좁은 공간에 인구가 밀집해 있으며 소득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서울시에
교통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교통공급 수단의 증가만으로
대처하기는 어렵다.
물론 대중교통수단을 적절히 확보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일이나
급속도로 증가하는 자가용 운행수요를 억제하지 않고는 도시교통의 혼잡은
물론 공기오염을 막을 길이 없다.
교통수요를 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동차주행세 도입이다.
자동차주행세는 자동차 연료에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자동차연료의 가격을
높여 주행수요를 억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교통혼잡이 보다 심각한 것은 휘발유값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가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보다 싼
휘발유를 쓰고 있다는 것은 자원배분상 효율적이지 못함을 의미한다.
주행세 부과는 자동차를 운행하는 모든 사람에게 같이 적용되므로 형평상
문제가 없다는 장점을 지닌다.
더욱이 배기량이 많은 차를 쓰는 사람은 더 큰 세금을 물게 한다.
같은 거리를 주행했더라도 공기를 더 많이 오염시켰기 때문이다.
흔히 주행세가 혼잡하지 않은 곳을 달리는 차에도 부과되는 것은 불합리
하다는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혼잡하지 않은 곳을 달리는 자동차는 비록 주행세를 내고는 있으나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어 혼잡한 지역을 달리는 차 보다 높은 연료효율을
얻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름값을 지불하는 셈이므로 결코 불합리
하지 않다고 본다.
주행세 부과는 석유수입을 감소시켜 국제수지 적자를 줄이는 또 다른
긍정적 효과도 지닌다.
물가가 상승한다는 이유로 자동차주행세 도입에 반대하는 의견들도 있다.
물론 주행세의 도입은 물가를 상승시킬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 상승일 뿐이다.
일시적 물가상승을 우려하여 잘못된 상대가격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장기적으로 누적되는 자원배분상의 비효율은 엄청날 것임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교통혼잡을 유발하는 자동차에 직접적으로 혼잡세를 부과하는
방법도 있다.
서울시가 1-3호 터널을 지나는 차량에 부과하겠다는 통행료가 바로
이것이다.
이 혼잡세는 혼잡이 발생하는 지역을 통과하는 차량에 직접적으로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일정지역의 혼잡을 경감하는데 강한 효과를 지니는 시책이다.
단지 문제가 되는 것은 혼잡지역으로 통행하는 모든 차량에 어떻게
형평성있게 세금을 부과하느냐는 점이다.
세금을 부과할 때 긴 차량행렬이 다시 만들어진다면 혼잡이 오히려 증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따라서 전자식별장치에 의한 고도의 첨단기술을 동원하여 혼잡지역에
진입하는 모든 차량에 동등하게 세금을 부과하는 방법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서울시가 발표한 1-3호 터널에 제한된 혼잡세 부과는
완벽한 시책이라고는 할 수 없다.
점차적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돼야 할 것이다.
물론 제한적인 혼잡세부과가 다른 지역에서의 혼잡을 유발하는 문제도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 자체가 결국은 자동차의 주행수요를 억제하여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할 것으로 보아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혼잡세 부과가 서민생활에 부담을 주게 될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혼잡한 1-3호 터널을 자가용으로 혼자서 통과하는 사람들을
서민이라고 규정하기 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적정한 거리는 걸어서
가는 진정한 서민들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들에게 교통혼잡과 공기오염을 야기하는 자가용 이용자들에게 적절한
대가를 지불하게 하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라 할 것이다.
진실로 서민들에게 불공평한 것은 소위 10부제와 같은 발상이다.
10부제는 강제로 자동차 사용을 10분의1씩 감소시키는 것이어서 자동차
가격을 10% 올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지닌다.
그렇게 사용권을 제한하면 돈많은 사람들은 두대의 자동차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결국 더많은 주차장이 필요하게 되고 더많은 자동차가 굴러다니게 되어
10부제는 장기적으로 교통혼잡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고 서민들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우리 서울의 교통난은 더이상 방관할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어떤 조치를 취하든 손해보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이런 경우에는 최대한의 형평성을 살리면서 시민 대다수의 이득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기에 무조건적인 비판보다는 대안을 제시하고 때에 따라서는 대국적인
입장에서 양보도 호소해야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서울시의 단호한 교통정책 추진을 기대해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