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H빔과 철근의 재고급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기로 업체들이
최근 가격인하 경쟁에 돌입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제철과 강원산업이 H빔 도매상들에게 판매
장려금을 지급하는 형태로 가격을 사실상 내렸고 일부 제품의 경우엔 실제
판매가격 인하를 단행하기도 했다.

동국제강과 한보철강은 철근판매 대금으로 어음을 받으면서도 이자를
받지 않고 현금가격으로 팔고 있다.

이같은 가격인하 경쟁은 국내 철강수요가 크게 늘어나거나 저가 수입품이
줄어 재고가 소진되지 않는 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전기로 업체들의
올해 수익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인철제철과 강원산업은 작년 같은기간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H빔의 재고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도매상들에게 1천t당 9천원 정도씩의 판매
장려금을 주고 있다.

이는 장려금 만큼 제품가격을 깎아주는 셈이다.

특히 강원산업의 경우 너비 4백, 7백, 8백mm의 H빔 판매가를 이달부터
t당 40만5천원에서 38만원으로 2만5천원 정도씩 내렸다.

철근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동국제강 한보철강을 중심으로 어음이자를
받지 않는 식으로 최근 철근 가격을 인하해 주고 있다.

전기로업체 관계자는 "H빔의 경우 국내 업체들이 거의 최저수준인 t당
평균 35만원선에 팔고 있는데 t당 33만원 짜리 수입품이 밀려 들어와 어쩔
수 없이 판매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상황이 더 악화되면 장려금을
올려줘야 할 판"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월말 현재 H빔과 철근의 국내 재고는 각각 13만5천t과
33만t에 달해 전년동기보다 2백30%와 92%가 증가했다.

<차병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