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끝난 제15회 팬텀 오픈의 "흐름"과 "결과"는 "골프를
어떻게 쳐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 흐름 >

첫날 선두는 6언더파 66타를 친 강욱순이었다.

첫날 스코어가 이 정도되면 그 다음날의 선두 스코어는 더 내려가고
우승도 10언더파는 넘을 것으로 생각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2라운드의 공동선두 스코어도 여전히 합계 6언더파에 머물었다.

3라운드는 한타가 내려가 합계 7언더파가 공동선두였다.

연장전을 벌이기는 했지만 우승스코어는 다시 합계 6언더파였다.

첫날 선두스코어가 그대로 우승스코어가 된 것.

강욱순의 경우 남은 3일동안 이븐파만 쳤어도 우승이 가능했던 셈이고
기라성 같은 프로들중 아무도 첫날 선두스코어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 결과 >

공동선두로 연장에서 맞붙은 임형수 (우승자)와 권영석은 최종일에
나란히 1오버파 73타를 쳤다.

그 다음 한타차 (합계 5언더파)로 공동 2위에 머무른 선수는 최상호를
비롯 무려 5명이었고 선두와 2타차인 공동 8위는 김종일 등 3명이었다.

총 8명의 선수가 2타차로 아깝게 연장전 진출의 기회를 놓친 것.

<>."흐름"의 분석은 "항상 잘 칠 수 없는 골프"와 "잘 치는 골프"를
설명한다.

한 선수가 항상 잘 칠수 있다면 우승스코어는 10언더파가 이하가
됐어야 했다.

그렇지 못한게 골프이기 때문에 계속 스코어가 오르고 내리며 결국엔
첫날스코어가 최종 우승스코어가 됐다.

하루를 잘 치는 골프는 누구나 가능하다.

그러나 하루를 잘 치는 것 보다는 "최악의 스코어"를 안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번대회에서도 공동 8위까지의 11명중 한라운드에 75타 이상을
친 선수는 한명도 없었다.

결국 강자란 항상 잘 칠 수 없는 골프를 인정한후 "워스트 스코어"를
내지 않는 골퍼이다.

최상호가 강자라는 것은 "워스트"가 다른 선수에 비해 적다는 의미이다.

아마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어제 83타를 치고 오늘 90타를 친다면 당신은 결코 강자가
아니며 누구도 당신을 겁내지 않는다.

골퍼들이 인정하는 강자는 어쩌다 베스트스코어를 내는 골퍼가 아니라
매일 기복없는 스코어를 내는 골퍼이다 프로들은 데일리 베스트가 못돼도
얼마든지 우승한다.

"잘 치는 골프"란 "워스트"가 없는 골프라는 얘기다.

<>."결과"의 분석은 "한 타의 중요성"을 나타낸다.

프로들이 한 타를 소홀히 할리는 없다.

그러나 그렇다 치더라도 아슬아슬하게 빠진 1m퍼팅 하나가 그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은 분명하다.

주말골퍼들의 "한 타"는 프로에 비해 헤픈 편이다.

"그것 넣을 수 있었는데" 또는 "그렇게 쳤으면 한타는 줄였을 텐데"
하는 푸념이 "낭비"를 입증한다.

아마추어골퍼가 한타를 아낄줄 모르면 결과적으로 한 라운드에
너댓타는 더 친다.

그러나 한타를 아낄줄 알면 꺼꾸로 너댓타는 덜 친다.

지금 치는 한 타가 "이 세상 마지막 샷"이라는 생각으로 아끼고
집중해야 당신에게 우승이건 뭐건 기회가 온다.

한타가 모여 79도 되고 100도 되는 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