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지원씨의 직업은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녀는 코디네이터이면서 모델이고 동시에 세일즈우먼이다.

물론 공식명칭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롯데백화점 본점 4층 디자이너브랜드 "부르다문"의 숍마스터
(Shop Master)다.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숍마스터는 의류업체에서 백화점으로 파견나와
그 브랜드매장을 책임지는 사람들을 칭한다.

원씨는 백화점매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백화점직원이 아니다.

부르다문의 직원으로 이 매장을 찾는 고객들의 쇼핑을 도와주고 나름대로
단골고객을 관리, 매출을 증대시키는 것이 원씨의 역할이다.

원씨와 같은 임무를 띠고 각 의류업체에서 파견된 숍마스터들이
롯데백화점에만 200명에 달한다.

16년간 숍마스터로 일해온 원씨는 이들중에서도 특A급에 속하는
경력자이다.

그녀가 속한 부르다문은 롯데본점 디자이너브랜드중에서 매출순위
1, 2위를 다투는 효자매장이다.

원씨는 롯데백화점 본점에 온지 1년 남짓한 기간에 단골고객 200여명을
확보했고 고객들의 생일이나 자녀들의 졸업식, 경조사에 꽃과 편지 또는
작은 선물을 보낸다.

새로운 디자인의 옷들이 나올때에는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알려준다.

이렇게 단골관리에 철저하면서도 "영원한 단골은 없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고객관리와 더불어 원씨가 자랑하는 노하우는 판매기법이다.

뛰어난 언변과 미소로 매장에 처음 온 고객들이 그옷을 입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

"어떤 고객을 데려와도 15분내에 옷을 사게 만들 수 있다"는 그녀의
말은 숍마스터로서 자신감을 잘 드러낸다.

< 권수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