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경쟁력을 46개국중 27위로 평가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
(IMF)의 "96년 국가경쟁력 보고서"는 경쟁력강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를
일깨워 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한국의 정부부문 경쟁력순위를 지난해의 18위에서 33위로 낮추고
국제화는 43위 금융은 40위 사회간접자본은 34위로 각각 평가했다.

국제화부문에서는 외국인투자등 3개항목, 정부부문에서는 환경, 금융부문
에서는 국내자본시장이 46개국중 46위로 나왔다.

실질성장률등이 주요평가항목이 된 국내경제부문(4위)등은 높게 나왔으나
정부금융 국제화 사회간접자본등 4개부문이 워낙 수준이하이며 종합적인
국가경쟁력평점도 나쁘게 나온 셈이다.

따지고보면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모두가 피부로 느껴온 것과 동일한
내용을 IMF가 지적했다고 볼수 있다.

행정개혁 금융시장개편및 대대적인 사회간접자본투자가 국제경쟁력강화를
위해 정말 긴요한 단계에 와있다는걸 IMD보고서는 국제외교를 통해 새삼
실감나게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보다 무려 15등급이나 떨어진 정부부문을 평가항목별로 보면 가격
통제(45위) 정부의 시장지배(40) 행정의 투명성(36) 형평성(34) 경제정책
(33) 관료(33)등 관심을 끄는 항목들이 거의 하나같이 수준이하로 평가됐다.

그것은 바꾸어 말하면 정부에서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일을 하고 있고,
그 업무에 수행과정에서 자의성이 심하다는 얘기로 통한다.

결국 정부의 규제가 너무 많다는 의미가 된다.

IMD가 이번 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금융에 대한 규제가 가장 심한 5개국중
하나로 꼽은 것도 같은 맥락이 이어지는 대목이다.

IMD보고서는 그동안 소리가 요란했던 규제완화가 실제 어디까지 왔는지
보다 객관적인 외국인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쳐지고 있는지를 알수있게 한다.

이번 IMD보고서에서도 지적된 금융부문의 낙후성도 그 원인이 무엇
때문인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만사를 정부에서 주도하던 개발연대의 경제운용방식이 이제 한계에
와있다는 것은 새삼강조할 필요가 없다.

금융은 금융인에게 맡겨져야, 금융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경쟁력을 가질수
있다.

바로 그런 점에서 정부부문의 경쟁력강화, 규제완화는 시급하다.

정부부문 경쟁력은 싱가포르 1위 대만 2위 말레이지아 4위로 아시아신흥
공업국들이 특히 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들어 관료에대한 비판론이 강하게 일고있는 일본(21위)도 우리보다는
낮게 평가되고 있다.

경쟁상대국을 감안할때 정부부문 경쟁력강화가 더욱 요긴하다는 얘기가
된다.

사회간접자본부문의 경쟁력강화도 결국 정부부문에서 책임져야할 문제라고
보면 더욱 그렇다.

시장이 맡겨야할 숱한 사안들은 정부에서 간여할수 없게 제도화돼야 하고,
행정편의위주의 각종관행도 시정돼야 한다.

또 관료들의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

정부경쟁력강화를 위해 정부와 정부관계자들의 거듭나는 노력이 긴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