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425) 제10부 정염과 질투의 계절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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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 아야야"
포이의 아내는 또 비명을 질러대기만 할 뿐 변명 한마디 하지 못했다.
하긴 벌거벗고 있는 주제에 변명할 말이 있을 리 없었다.
두렵고 수치스럽고 빨리 이 현장에서 도망치고만 싶었다.
"이것들이 왜 이래? 왜 이러는 거야?"
가련은 방안을 왔다갔다 하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으나 희봉을 뜯어말릴
엄두는 내지 못했다.
다시 기회를 잡아 도망을 가려고 옷이 어디 있나 둘러보기에 급급하였다.
평아는 가련에게 얻어맞고는 겁에 질려 방 한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흐느끼고 있었다.
희봉이 볼 때 그런 평아의 모습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야, 이것아, 왜 이년을 때리다 말고 거기 처박혀 있어? 빨리 와서
이년을 작살을 내. 너도 켕기는 데가 있어 그러는 거지?
이년이나 네년이나 한 통속이지?"
희봉의 말에 평아는 계속 울기만 할 뿐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희봉이 와락 평아에게로 달려가 평아를 두드려 패기 시작했다.
"마님, 왜 이러세요? 전 정말 억울해요.
억울하단 말이에요"
"내가 죽고 나면 네년이 정실이 된다며?"
"제가 언제 그런 말을 했어요? 저년이 어르신을 꼬드기느라고 그랬지.
저년이 자기는 남편이 있어 어르신의 정실이 되고 싶어도 될수 없으니까
애매한 나를 끌어들여놓고 재미보려고 그랬던 거죠.
으흐흑" 평아는 벌떡 일어나더니 문을 박차고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포이의 아내도 옷을 대강 걸쳐 입고는 평아를 따라 밖으로 나가려고
하였다.
희봉은 잽싸게 포이의 아내를 덮쳐 걸치고 있는 옷을 찢으며 어깻죽지를
물어뜯었다.
포이의 아내는 또 죽는다고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다.
밖으로 나온 평아는 주방으로 달려가더니 칼을 찾아 들고 자기 목을
찌르려고 하였다.
가련의 서재 주위에 모여 웅성거리고 있던 하인과 시녀들이 평아가
주방으로 달려갈 때 우르르 따라왔으므로 평아가 칼을 들고 목을
찌르려는 순간 간신히 제지할 수 있었다.
"이 팔 놔, 놓으라니까.
난 억울하고 분해서 도저히 살 수가 없어"
칼을 빼앗긴 평아가 칼을 되찾으려고 몸부림을 쳤다.
"억울하고 분하면 살아남아서 잘잘못을 가려야지, 죽긴 왜 죽어.
이런 신세로 살아가는 것도 서러운데"
다른 시녀들이 같이 흐느끼며 평아를 진정시키려 애썼다.
평아는 넋나간 사람처럼 맥을 놓고 땅바닥에 퍼더버리고 앉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7일자).
포이의 아내는 또 비명을 질러대기만 할 뿐 변명 한마디 하지 못했다.
하긴 벌거벗고 있는 주제에 변명할 말이 있을 리 없었다.
두렵고 수치스럽고 빨리 이 현장에서 도망치고만 싶었다.
"이것들이 왜 이래? 왜 이러는 거야?"
가련은 방안을 왔다갔다 하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으나 희봉을 뜯어말릴
엄두는 내지 못했다.
다시 기회를 잡아 도망을 가려고 옷이 어디 있나 둘러보기에 급급하였다.
평아는 가련에게 얻어맞고는 겁에 질려 방 한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흐느끼고 있었다.
희봉이 볼 때 그런 평아의 모습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야, 이것아, 왜 이년을 때리다 말고 거기 처박혀 있어? 빨리 와서
이년을 작살을 내. 너도 켕기는 데가 있어 그러는 거지?
이년이나 네년이나 한 통속이지?"
희봉의 말에 평아는 계속 울기만 할 뿐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희봉이 와락 평아에게로 달려가 평아를 두드려 패기 시작했다.
"마님, 왜 이러세요? 전 정말 억울해요.
억울하단 말이에요"
"내가 죽고 나면 네년이 정실이 된다며?"
"제가 언제 그런 말을 했어요? 저년이 어르신을 꼬드기느라고 그랬지.
저년이 자기는 남편이 있어 어르신의 정실이 되고 싶어도 될수 없으니까
애매한 나를 끌어들여놓고 재미보려고 그랬던 거죠.
으흐흑" 평아는 벌떡 일어나더니 문을 박차고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포이의 아내도 옷을 대강 걸쳐 입고는 평아를 따라 밖으로 나가려고
하였다.
희봉은 잽싸게 포이의 아내를 덮쳐 걸치고 있는 옷을 찢으며 어깻죽지를
물어뜯었다.
포이의 아내는 또 죽는다고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다.
밖으로 나온 평아는 주방으로 달려가더니 칼을 찾아 들고 자기 목을
찌르려고 하였다.
가련의 서재 주위에 모여 웅성거리고 있던 하인과 시녀들이 평아가
주방으로 달려갈 때 우르르 따라왔으므로 평아가 칼을 들고 목을
찌르려는 순간 간신히 제지할 수 있었다.
"이 팔 놔, 놓으라니까.
난 억울하고 분해서 도저히 살 수가 없어"
칼을 빼앗긴 평아가 칼을 되찾으려고 몸부림을 쳤다.
"억울하고 분하면 살아남아서 잘잘못을 가려야지, 죽긴 왜 죽어.
이런 신세로 살아가는 것도 서러운데"
다른 시녀들이 같이 흐느끼며 평아를 진정시키려 애썼다.
평아는 넋나간 사람처럼 맥을 놓고 땅바닥에 퍼더버리고 앉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