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국내에서도 게임 사업에 대한 인식과 열기가 높아져가고
있지만 세계 최대의 게임시장인 미국에서 들려오는 게임 사업의 전망은
우울한 편이다.

최근 열린 게임 개발자 회의에서 보고된 바에 의하면 95년은 세계
업계에서 매우 힘든 한 해 였으며 올해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매우 분명하다.

95년말에 3,250개에 달한 게임 제품의 수가 올해말에는 38%정도 증가한
4,500여개가 될 예정이며 반면에 상점의 전시 공간은 25%정도나 감소될
것이라고 한다.

더욱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상위 10개의 게임이 전체 시장의 25%를,
상위 100개의 게임이 95%를 차지하고 있으며 94년에 발표했던 유명게임이
아직도 상위 10개 중에서 7개 정도나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게임 가격은 내려가는 추세이며 개발 비용은 높아지고 있다.

이런 난관을 헤쳐나갈수 있는 방법으로 떠오른 것이 다름아닌 인터넷이다.

애플사는 피핀이라는 599달러짜리 인터넷 게임기를 오는 9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피핀은 TV에 연결하여 CD롬 게임을 할수 있고, 모뎀을 추가로 달면
인터넷 여행을 할수도 있다.

또 세가사는 자사의 새턴 게임기를 인터넷에 접속할수 있도록 해주는
네트 링크를 내놓았고 필립스사도 TV에 연결하여 CD롬과 인터넷을 볼수
있는 세트톱 장치를 여름 늦게 발표할 계획이다.

이미 많은 PC들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연말쯤에는 인터넷을
통해 즐길수 있는 게임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터넷의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늦은 속도는 인터넷 게임에
큰 장애는 되지 않을 것이다.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과 같이 많은 정보를 빠른 시간 내에 전송해야
하는 일부 게임을 제외하고는 인터넷을 통한 전세계인의 대전 게임에
큰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 게임의 종류가 충분히 다양해지면 속도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전망이다.

게다가 인터넷 사용자 중에는 그동안 게임 사용자의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여성과 성인들의 비율이 많기 때문에 게임 개발자들은 다가오는 새로운
기회에 흥분하고 있다.

현재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게임료징수 문제만 해결된다면
인터넷 게임 시장의 규모는 엄청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게임은 현재까지의 게임들과는 다른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예를 들면 인터넷을 통해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 체스나 바둑을
두는 게임 서비스가 인기가 있을 것이며, 청소년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멀티미디어 머드게임도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오늘날 TV에서 볼수 있는 상품이 걸린 퀴즈쇼도 광고료를 받을수 있는
게임 분야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탁연상 < 한글과컴퓨터 홈웨어부문 이사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