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회사에 카드회사 직원들이 방문해 회원가입을 권유했다.

사양했더니 "회원카드를 받고 나서 없애도 되니까 꼭 가입해 달라"고
요청했다.

실적이 저조하면 인사고과에 반영된다는 것이었다.

일과시간중에 이런 일이 한달이면 한 두번정도 생긴다.

그것도 숱한 카드회사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회원확대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국내의 각종 신용카드 발급장수는 총4,700만장이나
된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 4,460만명에 대비할때 1인당 1.07개를 갖고있는
셈으로 미성년자와 노약자등을 제외하면 한 사람당 2개꼴로 카드를 갖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가입회원중 실제 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회원은 30%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도 반강제적으로 가입해 쓰지 않거나 부러뜨려 없애버린
것이 2~3개나 된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바로 무리한 가입 확대로 빚어진 결과가 아닐까
싶다.

각종 카드사들은 무리한 확장, 가입 남발이 결코 큰 이득이 되지 못함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확장에 치중하는 인력의 낭비와 함께 쓰지 않는 회원에 대한
관리만으로도 불필요한 비용이 적지 않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한참 바쁘게 일하는 일과시간중에 불쑥 방문하여 반강제적으로 가입을
권유하는 일이 앞으론 없어졌으면 한다.

나영인 <부산 중구 영주동>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