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선 시민들이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지하철역으로 가서
그곳에서 지하철로 갈아타고 출근하고 퇴근하는 Bike-and-ride 방식의
이동수단이 보편화되어 있다.

물론 각 지하철역에는 이러한 자전거나 오토바이 이용자들에게 편의를
줄 수 있는 자전거잠금장치가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와 같은 경우는 대부분 자가용이 "부의 상징"인 것처럼
여겨지는 문화인지, 자가용출퇴근만 고집하고 지하철이나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수단은 경시되고 있는 것 같다.

대다수의 지하철 이용자들중 지하철역사에서 2~5 떨어진 곳에 주거지를
두고 있는 시민들에게는 자전거나 오토바이같은 이동수단을 이용하는 것도
상당히 바람직하다.

정부당국은 지금과 같은 교통전쟁속에서 서로에게 피해를 주기보다는
진정으로 운송수단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빠른 시간에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정책적으로 이러한 통근방식을
지원하고 유도해야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차를 가지고 있고 가족끼리 먼 거리를 함께 가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자가용을 끌고 다니면서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맬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당국이 조그마한 신경만 써주면 된다.

지금 각 지하철역을 보면 출구가 양쪽 방향으로 개방되어 있고 양 방향의
중간부분은 빈터로 비워져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바로 이곳에 자전거등 2륜 원동기를 고정시킬 수 있는 자전거 고정대를
설치해 주는 것이다.

새로 신설되는 지하철5,6,7호선 역사의 경우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한다면 더욱 좋겠다.

현재 신설된 5호선 역사를 보면 자전거를 마땅히 묶어 놓을 장소가
없어서 역사앞 가로수 지지대에 자전거가 묶여져있는 것을 자주 볼수 있다.

그런데 이를 불법이라고 국가에서 처분하게 되면 교통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조속한 시일내에 자전거 보관 잠금대가 설치되어 Bike-and-ride 통근을
활성화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배석희 <광주 동구 지산1동>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