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426) 제10부 정염과 질투의 계절 (28)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방안에서는 여전히 희봉이 포이의 아내를 붙들고 쥐어뜯으며 고함을
질러댔다.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던 포이의 아내도 이제는 희봉을 밀치기도
하며 대들기 시작했다.
"나도 억울해요.
경운이가 어르신이 나를 부르신다고 하길래 왔을 뿐인데"
말하자면 사태가 이렇게 된 데는 가련에게 책임이 있지 자기에게는
없다는 투였다.
"그래 네년은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우리 남편이 너를 유혹했다
이거지?
근데 우리 남편 품에서 그렇게 달콤하게 속삭이던 입술은 네년의
입술이 아니고 어느 년의 입술이더냐?"
그러면서 희봉이 포이 아내의 입술을 주먹으로 쥐어박았다.
포이 아내의 입에서는 금방 피가 배어나왔다.
포이의 아내는 자기도 분통이 터지는지 피범벅이 된 침을 한 움큼
방바닥에 퉤 하고 뱉어내었다.
사실은 희봉의 면상에다 뱉고 싶었을 것이었다.
"이년이 뭘 잘했다고 침을 뱉고 야단이야? 네 남편에게로 끌고 가서
네년이 화냥질을 한 것을 낱낱이 알게 해야겠어"
그렇잖아도 이런 난리가 났으니 포이는 누구의 입을 통해서건 자기
마누라가 가련과 붙어먹은 사실을 알게 될 것이었다.
포이의 아내도 이제 자기는 죽은 목숨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었다.
그렇게 막다른 골목에까지 이르자 마음에 독기만 가득차게 되었다.
"마님, 마음대로 하세요.
만천하에 어르신 망신을 시키겠다면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다니세요.
근데 마님도 떳떳하지 못할 걸요"
포이의 아내가 손등으로 입가의 피를 쓱 닦으며 냉소를 지었다.
"이년이, 내가 떳떳하지 못하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마님도 양심이 있다면 생각해 보세요.
마님도 나랑 피장파장이 아닌가 말이에요.
지금껏 어르신만 섬겼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느냐 말이에요"
포이의 아내는 그동안 들은 바 소문에 의지하여 좀더 심하게 희봉을
몰아붙일 수도 있었지만 이 정도만 해도 희봉의 마음을 뒤집어 놓기에는
충분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희봉이 얼굴이 퍼렇게 질리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가련은 포이의 아내가 하는 소리를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방안에
흩어진 옷을 주섬주섬 집으며 돌아갈 채비를 하였다.
"그따위 소리를 한번만 더 하면 가랑이를 찢어 놓을 줄 알어.
뭐, 이년이 어쩌고 어째?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희봉이 아예 포이의 아내를 깔고 앉아 손톱으로 얼굴을 할퀴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8일자).
질러댔다.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던 포이의 아내도 이제는 희봉을 밀치기도
하며 대들기 시작했다.
"나도 억울해요.
경운이가 어르신이 나를 부르신다고 하길래 왔을 뿐인데"
말하자면 사태가 이렇게 된 데는 가련에게 책임이 있지 자기에게는
없다는 투였다.
"그래 네년은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우리 남편이 너를 유혹했다
이거지?
근데 우리 남편 품에서 그렇게 달콤하게 속삭이던 입술은 네년의
입술이 아니고 어느 년의 입술이더냐?"
그러면서 희봉이 포이 아내의 입술을 주먹으로 쥐어박았다.
포이 아내의 입에서는 금방 피가 배어나왔다.
포이의 아내는 자기도 분통이 터지는지 피범벅이 된 침을 한 움큼
방바닥에 퉤 하고 뱉어내었다.
사실은 희봉의 면상에다 뱉고 싶었을 것이었다.
"이년이 뭘 잘했다고 침을 뱉고 야단이야? 네 남편에게로 끌고 가서
네년이 화냥질을 한 것을 낱낱이 알게 해야겠어"
그렇잖아도 이런 난리가 났으니 포이는 누구의 입을 통해서건 자기
마누라가 가련과 붙어먹은 사실을 알게 될 것이었다.
포이의 아내도 이제 자기는 죽은 목숨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었다.
그렇게 막다른 골목에까지 이르자 마음에 독기만 가득차게 되었다.
"마님, 마음대로 하세요.
만천하에 어르신 망신을 시키겠다면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다니세요.
근데 마님도 떳떳하지 못할 걸요"
포이의 아내가 손등으로 입가의 피를 쓱 닦으며 냉소를 지었다.
"이년이, 내가 떳떳하지 못하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마님도 양심이 있다면 생각해 보세요.
마님도 나랑 피장파장이 아닌가 말이에요.
지금껏 어르신만 섬겼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느냐 말이에요"
포이의 아내는 그동안 들은 바 소문에 의지하여 좀더 심하게 희봉을
몰아붙일 수도 있었지만 이 정도만 해도 희봉의 마음을 뒤집어 놓기에는
충분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희봉이 얼굴이 퍼렇게 질리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가련은 포이의 아내가 하는 소리를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방안에
흩어진 옷을 주섬주섬 집으며 돌아갈 채비를 하였다.
"그따위 소리를 한번만 더 하면 가랑이를 찢어 놓을 줄 알어.
뭐, 이년이 어쩌고 어째?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희봉이 아예 포이의 아내를 깔고 앉아 손톱으로 얼굴을 할퀴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