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한국에 온 앤드루 카드 미 자동차공업협회 회장이 구본영
청와대 경제수석을 비롯한 정부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나 한국의 자동차시장
개방 확대를 요구하며 적극적인 "미국차 세일즈"를 벌여 관심을 모았다.

특히 카드회장은 방한 직전에 태국 인도네시아를 들렀던데다 오는 30일부터
내달 2일까지는 중국 북경에서 열리는 세계자동차협회(OICA) 총회에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국내업계는 그의 행보가 미국 자동차 업계의 본격적인
아시아 시장공략의 전초전 성격이 아니냐며 촉각.

카드회장은 27일 방한 첫 행사로 서울 호텔신라에서 한덕수 통상산업부
통상무역실장과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갖고 "지난해 한미간 자동차협상 결과에
미업계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올해 한국이 수입자동차에 대한 추가적인
관세및 내국세 인하를 단행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

그는 이어 구수석을 만나서도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거부감
해소를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협조해 줄 것"을 당부.

미국 자동차 업계 대표가 청와대 경제수석을 면담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카드회장은 또 이날 오후엔 한국수입차협회를 찾아갔고 미상공회의소
관계자들과도 28일 간담회를 가질 예정.

29일엔 외무부 재정경제원 환경부 건설교통부 내무부등을 자동차 관련
부처를 두루 방문해 한국의 수입자동차 정책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계획.

이와관련 정부관계자는 "미국 자동차공업협회 회장의 방한은 연례적인
행사로 이번 방문도 미국차 판촉전략의 하나일 뿐"이라며 애써 의미부여를
않으려는 표정.

카드회장은 메사츄세츠주 하원의원을 거쳐 부시행정부 시절 교통부장관을
지낸 정치인 출신으로 대한 개방공세에선 "매파"에 속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차병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