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조각가 린 체드윅(82), 컴포지트 포토워크의
대표작가로 꼽히는 미국의 존 밸드서리(65), 캐피탈지 선정 올해의
100대 작가중 3위인 독일의 지그마 폴케(55) 등 세계 미술계 거장들의
국내전이 잇달아 열린다.

28일~6월1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예화랑 (542-5543)에서 첫 한국전을
가질 린 체드윅 (Lynn Chadwick)은 헨리 무어와 함께 제2차대전이후
영국조각의 르네상스를 일으켰던 인물.

40년대말 모빌작업으로 등단한 뒤 56년 베니스비엔날레 조각부문
최고상을 수상했던 체드윅은 전세계에서 100여회이상의 개인전을 개최,
세계적인 조각가로서의 위치를 구축했다.

특유의 테크닉을 바탕으로 한 그의 작품은 우화적인 토템형상의
철조각이 주류.

하나 혹은 두개의 변형된 인체형상을 띠고있는 작품들은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느낌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시작은 최근 런던에서 열렸던 대규모 회고전 출품작중 50년대
초기작에서 근작까지의 대표작 20여점.

27일~6월1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이즘 (517-0408)에서 국내전을
갖고 있는 지그마 폴케 (Sigmar Polke)는 전후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

자본주의적 사실주의 회화양식의 창시자이기도 한 그는 88년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미술계에서 단연 두각들
나타내온 인물이다.

60년대 소비사회의 욕구를 시사하는 오브제들을 묘사하며 미국
팝아트에서 차용한 오프셋인쇄의 망점을 작품에 도입한 그는 80년이후
사진.광고인쇄술의 대중매체적 기법을 원용하는가 하면 옷감을 콜라지하고
그위에 드로잉을 가미하는 등 계속해서 새로운 방식을 개척하고 있다.

출품작은 똑같은 무늬가 반복된 천과 망점을 겹쳐 콜라주한 유화
10점과 과슈등 20점.

오는 6월4~2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표화랑 (543-7337)에서 개인전을 열
존 밸드서리(John Baldessari)는 문자와 사진을 매체로 한 70년대
개념미술의 주역중 한사람.

80년대부터 최근까지는 신문 잡지 등에서 차용한 사진 혹은 영화스틸
사진위에 회화적 터치를 가미한 복합사진작품들을 발표, 주목을 받아왔다.

남성과 여성, 혼란과 질서, 과거와 현재 등 상대적이거나 이중적인
개념을 병치시켜 관람자들의 긴장감을 촉발시키는 동시에 문학적 상상력을
발동케 하는 독특한 양식의 작품들이다.

작품중 얼굴이나 신체 전체를 색면으로 지우거나 가린 것은 개성의
상실을 의미한다.

전시작은 94년 뉴욕현대미술관전 출품작 8점과 신작 등 10여점.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