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대학생들의 취업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90년대들어 95년까지만 해도 컴퓨터관련 기업들이 유럽대학생들의
취업선호도에서 0순위였다.

그러나 올들어 컨설팅업체들이 0순위로 부상, 컴퓨터업체들을 제치고
유럽대학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직장이 됐다.

스웨덴의 취업조사기관인 유니버섬이 최근 유럽각국 56개 대학 7천
5백여명의 경영학및 공학전공 대학원생과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
"세계각국 기업에 대한 취업선호도"조사결과는 이같은 취업선호도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 조사에서 유럽대학생들은 맥킨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앤더슨컨설팅
등 미국의 3개 경영컨설팅기업들을 각각 취업하고 싶은 기업 1,2,3위로
꼽았다.

이어 취업선호도 4위와 5위업체로는 독일자동차메이커 BMW와 미국의
가정용품업체 프록터&갬블이 선정됐다.

반면에 95년조사에서 취업선호도 최상위권을 휩쓴 컴퓨터관련 기업들은
모두 5위권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당했다.

지난해 1위였던 휴렛팩커드가 7위로 뚝 떨어졌고 몇년간 줄곧 5위권내에
들었던 IBM은 13위로 추락, 톱10에도 끼이지 못했다.

역시 5위권안에서 놀던 마이크로소프트는 9위로 축 처졌다.

설문조사책임자인 마이클 칼리노우스키는 "올들어 PC판매신장률둔화로
애플컴퓨터를 비롯한 세계컴퓨터업체들의 성장력이 약해져 컴퓨터관련
업체들에 대한 취업선호도가 떨어졌다"고 그 원인을 설명한다.

이에 반해 컨설팅업체들은 사업전망이 밝아 대학생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풀이됐다.

리스트럭처링 리엔지니어링 등 전세계적인 경영혁신붐으로 컨설팅사업이
앞으로 유망할 것이라는 기대로 취업선호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컨설팅업체들의 부상과 함께 유럽대학생들의 취업풍속도에서 나타나고
있는 두드러진 변화중 하나는 다국적기업들의 인기가 높아진 것.

조사대상자들중 절반이 넘는 55%가 다국적기업에 취직하고 싶다고 응답,
예년에 비해 다국적기업을 선호하는 비율이 크게 올라갔다.

다국적기업에 대한 선호비율이 절반을 넘어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에는 이 비율이 30-40%였다.

유럽의 예비직장인들이 다국적기업을 선호하는 이유는 두가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함께 일할수 있고 외국문화와 해외경쟁환경에
보다 빨리 적응할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유럽대학생들은 다국적기업에
취업하기를 원하고 있다.

다국적기업을 선호하는 사실에서 짐작할수 있듯이 유럽대학생들은
개인족벌회사와 정부기구 비영리기관에 취직하기를 가장 꺼려한다.

직장선택을 위한 최우선조건으로 유럽대학생들은 기업의 장래성과
자기개발및 자아성장가능성을 꼽고 있다.

급여와 복지후생문제는 20여항목의 직장선택기준중 13위에 불과하다.

승진가능성도 직장선택기준중 하위권에 머물러 소위 출세와 돈이
유럽대학생들에게 직장선택의 주요잣대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예년과는 달리 컨설팅업체들과 다국적기업들을 선호하고 있는 유럽
대학생들의 취업풍속도가 내년에는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8일자).